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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사단장도 거쳐갔다…중공군 이긴 첫 부대, 7사단 77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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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국군 창설의 발자취를 따라 6·25 전쟁의 시작과 끝을 눈에 담다보면 77년에 걸친 이 부대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칠성부대로 불리는 제7보병사단과 그 예하 여단들 이야기다.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7사단 연승여단의 77번째 생일 

육군에 따르면 7사단 예하 연승여단은 26일로 창설 77주년을 맞이했다. 국방경비대 시절이었던 1946년 2월 26일 전북 익산에서 창설된 보병 연대가 모태다. 1949년에는 지리산에서 공비 토벌에 혁혁한 공을 세워 국군 최초로 대통령으로부터 부대 애칭과 함께 표창을 받았다. ‘연승부대’라는 여단 애칭은 이때 이승만 대통령이 지었다.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지금 7사단을 구성하는 독수리·상승불사조여단도 국방경비대와 뿌리를 함께 한다. 독수리여단의 전신은 1946년 1월 29일 부산에서, 상승불사조여단의 전신은 4월 1일 춘천에서 각각 창설됐다. 국방경비대는 이들 연대와 함께 미 군정기인 46년 모습을 갖춘 뒤 48년 출범한 대한민국 정규군의 밑바탕이 됐다. 이 때문에 이들 3개 연대는 국군의 모태다.

그리고 이들 여단을 품은 7사단은 창군 멤버인 메이커 사단(단대호가 한 자릿수인 사단)이다.

낙동강 전선 지킨 뒤 평양 입성의 주역

연승여단은 49년 6월 창설된 7사단의 예비대였다가 6·25 전쟁이 발발하기 10일 전 50년 6월 15일 수도경비사령부로 예속됐다. 이후 전쟁 첫날 38선의 경비를 맡던 7사단이 속절없이 무너지면서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의정부 전투에서 패하고 낙동강까지 밀려난 연승여단은 재정비를 거쳐 같은 해 8월 20일 독수리·상승불사조여단과 함께 7사단 예하로 다시 창설됐다.

당시 구성은 지금도 7사단의 주축인데 재창설된 직후부터 전과를 올렸다. 7사단은 50년 9월 5일부터 13일까지 치러진 영천 대회전(大會戰)에서 적 3000여 명을 사살한 전공으로 대통령 부대표창을 받았다. 이 전투를 계기로 국군은 낙동강 전선을 유지하고 반격작전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육군 7사단 장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7사단

7사단은 평양 입성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국군이 50년 10월 1일 38선을 돌파한 뒤 7사단은 같은 달 18일 김일성 종합대학교 옥상에 태극기를 올렸다. 이승만 대통령의 지시로 평양을 작전 영역으로 삼는 1사단뿐 아니라 7사단도 가세해 평양 탈환 작전을 펼친 것이다.

중공군을 상대로 처음 승리한 부대도 7사단이었다. 7사단은 50년 11월 1일부터 일주일간 공방전을 벌인 끝에 평안남도 개천군 비호산 전투에서 중공군을 무찔렀다. 7사단 측은 “아군이 중공군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떨칠 수 있게 했다”고 당시 전투를 평가했다.

영화 속 '고지전'처럼…피로 이뤄낸 최후의 승리

영화 ‘고지전’을 보면 신병이 작품 속 가상 부대인 ‘악어중대’로 향한다. 악어중대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지루한 고지전을 이어간다.

국군이 6ㆍ25 전쟁 당시 고지전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있다. 국방부

국군이 6ㆍ25 전쟁 당시 고지전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있다. 국방부

영화의 실제 모델인 7사단은 정전 직전인 53년 7월 20일부터 7월 24일까지 강원도 김화군의 425·406고지 전투에서 적과 치열한 고지전을 벌였다. 북한군과 중공군은 이곳 화천발전소를 뺏기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화철발전소는 당시 한국에서 사용하는 전기 30%를 생산하고 있었다.

결과적으로 425·406고지 전투는 6·25 전쟁의 국군 최후 승전으로 기록됐다. 해당 승리로 7사단은 화천발전소를 지켜냈을 뿐 아니라 38선을 35㎞ 북상시킨 상태로 휴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자칫 현재 강원도 내 철원과 화천이 북한으로 넘어갈 뻔한 장면이었다.

7사단은 박정희 대통령이 사단장을 맡은 부대로도 유명하다. 박정희 대통령은 1957년에 부임해 사단에 ‘상승칠성’이라는 애칭을 붙였다. 싸우면 항상 이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7사단 장병들이 감시등이 켜진 철책선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중앙포토

7사단 장병들이 감시등이 켜진 철책선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7월 제1야전군 GOP에 과학화경계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한 사단도 7사단이다. 7사단이 지키는 구역은 유사시 북한의 주요 침공로 중 하나다. 그만큼 막중한 임무가 7사단에게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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