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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군대] 최전방 GOP에서만 軍 생활…경계 '매너리즘' 없을까

軍, 최전방 모집병 운용…신교대 이후 쭉 GOP 근무
"피로·매너리즘 과거보다 개선…집중도 높아졌다"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2021-05-10 09:00 송고
편집자주 '요즘 군대'는 우리 군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뉴스1의 연재형 코너입니다. 국방·안보 분야 다양한 주제를 밀도 있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육군 7사단 장병들이 추운 날씨에도 GOP경계근무를 서며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7사단 제공) 2016.1.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육군 7사단 장병들이 추운 날씨에도 GOP경계근무를 서며 철책을 점검하고 있다.(7사단 제공) 2016.1.21/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지금 이 시간에도 최전방 일반전초(GOP·general outpost)엔 남방한계선 철책선 부근을 지키고 있는 장병들이 있다. 언제든 적의 기습이나 신원미상자의 잠입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속 GOP의 불은 24시간 꺼지지 않는다.

그렇기에 병사들의 근무강도가 만만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외출·외박이 통제돼 답답함을 느끼는 병사도 더러 존재했다.
이에 군은 GOP 근무를 교대 형태로 운용했다. 병사들은 6~10개월의 기간만 GOP에 근무하고, 그 이후엔 본대로 철수했다. 이는 병사들의 전투 피로도 고려와 함께 같은 구역을 오랜 시간 경계할 시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단 우려에 따른 조치였다.

그런데 요즘엔 GOP에 배치된 병사가 군 생활 내내 한 소초에서만 근무하게 돼 있어 이에 따른 부작용은 없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2월 북한 남성의 이른바 '수영 귀순' 사건을 군이 제때 포착하지 못한 것도 이 같은 의구심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육군22사단 GOP에서 근무하던 임모 병장은 지난 2014년 6월 총기를 사용해 부대 병사 5명을 피살하고 9명에 중경상을 입혔다. 이듬해 2월 임 병장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2015.2.3/뉴스1 © News1 윤창완 기자
육군22사단 GOP에서 근무하던 임모 병장은 지난 2014년 6월 총기를 사용해 부대 병사 5명을 피살하고 9명에 중경상을 입혔다. 이듬해 2월 임 병장은 사형선고를 받았다. 2015.2.3/뉴스1 © News1 윤창완 기자

GOP 근무 개념이 바뀐 건 지난 2015년부터다. 육군은 지난 2014년 22사단 GOP에서 '임 병장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하자 이듬해부터 GOP 병사를 따로 지원받기 시작했다. '최전방 수호병'이란 이름으로 신체검사와 심리검사를 거쳐 GOP 근무 희망자를 선발하게 된 것이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초기엔 경쟁률이 치열했다. GOP 근무 시 한 달에 3일 보상휴가가 제공되고, 특별근무지수당 2만5000원이 나오는 등 쏠쏠한 혜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근무시간 외엔 병사들이 자유롭게 개인정비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다만 모집병이 점차 줄어들자 군은 지난 2019년부턴 신병교육대 입소장병을 대상으로 부대 지휘관과의 면담 후 희망 인원을 GOP에 배치하게 됐다. 해당 인원들 역시 '최전방 수호병'과 마찬가지로 군 생활 전부를 GOP에서 보내게 된다.

육군 6사단 최전방 GOP소초에서 감시병이 CCTV를 통해 철책선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2014.12.25/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육군 6사단 최전방 GOP소초에서 감시병이 CCTV를 통해 철책선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2014.12.25/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육군 관계자는 GOP 근무 개념이 과거와 달라진 것을 두고 '병력 중심의 최전방 경계태세'에서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작전 개념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폐쇄회로(CC)TV 카메라가 담당하는 구역이 넓어졌고, 각종 첨단 장비가 GOP에 도입되며 병사들의 근무 강도가 비교적 안정화됐단 이야기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감시장비의 첨단화로 장비에 숙달된 인원에 대한 수요가 늘며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한 열영상장비(TOD) 운용 병사의 경우 장비 숙달을 위해 과거부터 교대 없이 쭉 최전방에서만 근무해왔다.

일각서 제기된 매너리즘 우려에 대해서도 군은 "오히려 과거보다 개선됐다"는 입장이다. 요즘엔 병사들이 GOP에 자원해서 오는 데다, 부대 철수라는 특수 상황이 없어져 과거보다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군 안팎에선 입대부터 제대 때까지 GOP 근무를 전담하게 하는 것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군 경계 매너리즘은 소위 '전담 근무제' 보다는 접경지역에서의 군의 긴장도가 약화된데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군은 현재 3개 GOP 소초가 한 달씩 돌아가며 휴식·예비대·경계작전을 맡고 있다. 이를 통해 피로도가 훨씬 줄어들었고, 경계에 대한 집중도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게 군 관계자의 입장이다.


carro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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