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수호병' 자원입대 1만명 넘었다

2015. 12. 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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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제도 시행 1년

요즘 같은 겨울이면 체감온도가 영하 20∼30도를 밑도는 GOP(일반전초)와 GP(경계초소), 해·강안 부대에 자원입대한 ‘최전방 수호병’이 1만명을 넘어섰다. 육군이 최전방 격오지부대에서 군복무를 원하는 우수자원을 선발한 지 1년 만이다.

육군 관계자는 27일 “올해 대한민국 최전방 수호병 제도를 통해 입대해 전방사단에 배치된 병사가 1만509명”이라며 “총 5만2628명의 지원자 가운데 평균 경쟁률 5대 1을 뚫고 선발된 최전방 수호병은 전방 GOP부대의 경우 전투병의 약 25∼30%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을미년 한해가 저무는 지난 22일 밤 육군 25사단 GOP(일반전초) 부대 소속 장병이 야간 경계작전을 하던 중 북측을 주시하고 있다. 최전방 수호병은 인기가 높아 올 한해 입대자수가 1만명이 넘었으나 격오지 부대 악폐습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재문 기자
최전방 수호병 제도는 지난해 11월 도입돼 올해 1월 7.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첫 모집을 시작해 매달 500∼1200여명을 선발했다. 특히 경기·인천지역의 해·강안 부대인 17사단과 51사단은 최고 20∼3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다. 군 입대 전쟁 속에서 입영 시기와 지역을 선택할 수 있고, 휴가와 근무수당 등의 혜택이 입영 대상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최전방 수호병은 일반 징집병 및 모집병에 비해 신체등급이나 학력 등에서 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병무청에 따르면 올해 전반기 선발된 최전방 수호병의 경우 신체등급 분포에서 신체등급 1급이 43.2%에 달해 징집 및 모집병(27.8%)보다 월등히 많았다. 육군은 지난 7월부터는 지원 자격을 신체등급 3급에서 2급으로 더욱 강화했다. 대학 재학 이상 인원 분포에 있어서도 최전방 수호병은 징집 및 모집병보다 21% 정도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최전방 수호병 가운데는 6·25전쟁에 참전했거나 최전방 부대에 근무한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뒤를 이어 지원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7사단 GOP 경계병인 김준형 상병은 6·25전쟁 당시 7사단에서 1등중사로 적과 싸운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15사단 장예성 일병은 30년 전 아버지가 복무한 부대에서 군생활을 하고 싶어 최전방 수호병을 지원했다.

육군은 이처럼 지난 1년간 최전방 수호병 제도를 통해 우수자원 충원 등의 성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제도 취지나 특성을 정확히 모른 채 조기 입대 수단으로 활용하거나 인성(심리)검사에서 문제가 있는 인원이 선발·입영되는 경우 등 보완이 필요한 부분도 확인됐다. 육군 관계자는 “병무청과 협조해 인성(심리) 검사 1차 이상자는 선발을 제한하고 평가요소에 면접을 추가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전방 수호병 제도와 별도로 최전방 격오지 부대의 악·폐습 근절과 근무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전방 수호병으로 입대해 서부전선 GOP에서 군복무를 하던 병사가 지난 10월 경계근무 중 스스로 수류탄을 터뜨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선임병 3명이 가혹행위를 한 정황이 확인된 바 있다.

군의 한 전문가는 “최전방 수호병 제도 도입은 지난해 육군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 이후 최전방 근무를 원하는 우수인원을 선발·배치해 사고를 막아보겠다는 목적도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최전방 격오지 부대에서 발견되는 병영부조리 근절과 부족한 인력, 열악한 경계근무 환경으로 인한 병사들의 고충 해결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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