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형제를 만난 칠성선배님.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6ㆍ25전쟁 전사자 고(故) 이천우 이등중사(병장)의 유해  안장식에 참석해 행사를 마친뒤 묘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6ㆍ25전쟁 때 형을 따라 18세의 나이로 입대했다 1년 만에 전사해 전장에 홀로 남겨졌던 국군 용사가 6일 현충일을 맞아 60년 만에 국립서울현충원의 형님 곁에 묻혔다.

　1951년 강원도 백석산에서 전사 후 60년 만인 지난 4월에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신원이 확인된 고(故) 이천우 이등중사(병장)는 역시 51년 전사해 국립서울현충원에 잠들어 있던 친형 고 이만우 하사 묘소 옆자리에 묻혀 60년 만에 기쁘고도 슬픈 재회를 했다.

　형제의 고귀한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날 안장식은 이명박 대통령·김관진 국방부장관·한민구 합참의장을 비롯한 군 주요지휘관과 유가족·정부 주요 인사가 참가한 가운데 김상기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열렸다. 국방부는 이들의 희생을 기리는 차원에서 이들의 묘를 ‘호국형제의 묘’라고 명명했으며, 안장식도 현충일 추념식의 식전 행사로 최고의 예를 갖춰 진행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의전 절차도 정중하게 이뤄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현충일 추념사에서 특별히 이들 형제의 사연을 소개하면서 “조금 전 아우는 형 곁에서 편안한 잠을 청했다”면서 “오늘 두 분을 ‘호국의 형제’로 이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조국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정부는 아직도 남과 북의 산야에 잠들어 있을 13만 호국용사들의 마지막 유해 한 구를 찾는 그날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경북 청도에서 태어난 고 이천우 이등중사는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1950년 9월, 형님 고 이만우 하사가 입대한 지 한 달 만에 홀어머니를 뒤로한 채 형의 뒤를 이어 자원입대했다. 이후 7사단 소속으로 서울수복작전에 이어 북진 대열에 참가해 평양탈환작전 등 주요 전투에서 혁혁한 무공을 세웠으나 안타깝게도 51년 9월 19세 꽃다운 나이에 강원도 양구의 백석산 전투에서 장렬히 산화했다.

　지난해 10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발굴한 유해를 지난 4월 신원을 확인한 결과 이미 전사한 고 이 하사의 동생임이 확인돼 전사한 이후에야 재회하게 된 형제의 안타까운 사연이 국민들을 애틋하게 했다.

　국방부 관계관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위기에 처한 나라의 부름에 기꺼이 응한 뒤 혁혁한 무공을 세우고 전사했을 뿐만 아니라 전사자로 재회한 형제들의 애틋한 사연을 온 국민에게 알려 호국정신의 본보기로 삼고자 서울현충원의 형님 묘 옆에 나란히 안장하도록 조치했다”며 “호국 형제의 묘는 호국정신을 상징하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