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龍船) 경주 대회
칠성소식

용선(龍船) 경주 대회

민경철(88.11충북) 1 7,470 2011.08.17 13:27
 2011년 08월 16일 (화) 16:03  오마이뉴스

용선을 몰아가는 장병들의 질주

[[오마이뉴스 신광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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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화천군에서 군장병 용선대회가 열렸다(사진 좌측이 이 대회를 유치한 정갑철 화천군수)

ⓒ 신광태

"화천인구가 얼마예요?"

"네, 6만 명 정도 됩니다"

"내가 알기로는 전국 제일 작은 자치단체라고 들었는데, 6만 인구라면 작은 게 아니네요."

그러나 사실 화천군의 주민 수는 2만4000명, 군 장병이 3만6000명이니까 따지고 보면 인구 6만 명이라는 말이 틀린 건 아니다. 또 이 말은 군 장병들에 대한 화천주민들의 지역 주민화 의식이 짙게 깔려 있음을 의미한다. 화천군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부대 3개 사단과 1개 여단이 주둔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이곳 사람들의 군 장병들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군 장병 여러분, 당신들 모두 승자였습니다

지난 7월30일부터 8월15일까지 17일간 화천강에서 쪽배 축제가 열렸다. 축제 16일째인 지난 8월 14일. 화천 주민들은 군 장병들을 위한 용선대회를 열었다. 각 부대별로 두 팀 이상의 팀을 만들어 10개 팀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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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장병 용선대회 결승라인(파란 원통)에 보이는 것처럼 1번 용선이 3번 용선보다 10여cm 앞서 골인했다

ⓒ 신광태

부대의 상징성을 넣은 듯한 팀명칭도 브라보(15사단), 멧돼지(27사단), 상승칠성(7사단), 천하백포(포병여단) 등 다양성이 돋보였다. 이날 10시부터 시작된 예선전은 용선대회에 참가한 선수들(군인)의 구령과 응원 나온 부대원들의 함성으로 쪽배축제장에 참여한 2만여 명의 관광객들의 시선이 이곳으로 집중됐다.

"결승에 우리 부대 팀이 두 팀이나 올라갔으니까, 우승은 당연히 우리 것 아니겠습니까!"

스스로 한 미모 한다고 말하는 승리부대(15사단) 공보장교인 김보람 중위의 목소리는 결승전을 5분 앞둔 상황까지도 자신에 차 있었다.

각 예선을 거쳐 결승에 오른 팀은 천하백포(포병여단), 이글아이(27사단), 멧돼지(27사단), 브라보(15사단), 승리의 독수리(15사단), 내가 제일 잘 나가(27사단) 팀. 다소 아쉬운 건 내가 군 생활을 했던 7사단에서 상승칠성팀과 NBC팀, FILO팀 등 세 팀이 참가를 했는데 모두 예선에서 탈락을 했다는 것이다.

김보람 중위님! 사실 조금 서운하죠?

이어 오후 4시에 진행된 결승전. 각 부대원들의 함성과 선수들의 패기 그리고 군인 가족을 비롯한 관광객들의 응원소리로 한여름 북한강의 수온이 일시에 크게 상승하는 듯 했다. 땅하는 출발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500m 결승선을 향해 출발하는 6척의 용선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면서 수시로 선두가 바뀌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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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11.6m, 폭 1m의 용선은 20명이 탑승해 경기를 갖는다

ⓒ 신광태

400m를 지날 즈음부터 1번의 출전번호를 단 멧돼지팀(27사단)과 3번 승리의 독수리팀(15사단)이 최종 경합을 벌였다. 멧돼지 팀이 앞선다 싶으면 독수리팀이 추월하고, 독수리팀이 앞서면 다시 멧돼지팀이 앞지르길 수차례, 최종결승 라인은 눈으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두 팀이 동시에 결승라인을 통과했다.

멧돼지 팀과 승리의 독수리 팀 모두 자신의 팀이 우승했다고 환호를 올렸지만, 결과는 카메라 판독결과 10여cm 정도 차이로 27사단 239포병의 멧돼지 팀이 우승한 것으로 결정됐다. 따라서 결승전 결과는 1위 멧돼지 팀(27사단), 2위 승리의 독수리 팀(15사단), 3위 이글아이 팀(27사단), 4위 브라보 팀(15사단)으로 결정이 되었지만, 진 팀은 이긴 팀에게 축하를 보내고 우승한 팀은 진 팀에서 위로로 보내는 풍경. 참여한 군부대 장병들 모두가 승자인 분위기였다.

이미 25년이 지나버린 내가 군 생활 하던 시절은 오늘 이 같은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축구든 배구든 야구든 어느 종목이든지 타 부대와의 시합에서 지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았다. 1등을 해도 기합을 받고, 꼴찌를 해도 기합을 받았다.

우승을 하면 더 잘해 보자고 얼차려를 받고 꼴찌를 하면 군기가 빠졌다는 이유로 대략 3일정도 얼차려에 시달려야 했을 정도로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와 다를 바 없었다. "전쟁에서 2등이란 없다"고 말한 당시 부대장의 말처럼 경기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여겼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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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군 장병 용선대회에서 우승한 멧돼지 팀(27사단)

ⓒ 신광태

"김 중위님! 서운해서 어떻게요?

부대원들과 함께 있는 15사단 김보람 중위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나야 괜찮지만 애들(출전 선수들)이 서운해 하는 것 같아서..."

"내년도 있는데 뭐~ 오늘 화천군수가 참가한 부대원 모두 축제장 시설 무료로 이용토록 조치를 취해 놓았다니까 부대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용선, 화천대표 스포츠로 만든다

용선대회는 화천군에서 3년전에 쪽배축제의 프로그램 다양화를 위해 10대를 구입하면서 시작됐다. 쪽배축제 기간에는 공무원들 부서대항 대회, 용화축전에는 마을대항 대회를 개최해 용선 활성화를 도모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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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는 군 장병 여러분들의 날이었습니다(뒷편 중위 계급장을 단 사람이 김보람 중위)

ⓒ 신광태

용선이란 이름보다 드래곤 보트로 더 잘 알려진 이 배는 선체길이가 11.6m이며 폭이 1m로 20명이 탑승해 원동력이 아닌 인력으로 노를 저어 승부를 가르는 배이다. 맨 앞에는 북잡이(북을 치는 사람)가 앉아 북의 소리에 맞추어 노를 젓도록 유도하고 배 뒤편에는 키잡이가 노를 이용해 방향을 잡아준다. 다시 말해 선수들의 호홉과 북잡이의 북소리, 키잡이의 방향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정도로 팀원 간 단합을 매우 중요한 것이 용선이다.

화천강이라 불리는 북한강은 춘천댐에서 물의 흐름을 막고 있어 유속이 없고 강변의 풍경이 그윽하다. 이에 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각급기업, 일반단체, 동아리 회원들의 용선 이용을 유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킨다는 방침을 정하고 용모양의 머리부분 또한 화천군 캐릭터인 수달로 바꾸어 지역 대표 경기종목으로 만들어 보자는 구체적 방안을 마련했다.

Comments

이주석(82.02강원) 2011.08.17 16:25
배타는 기분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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