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님을 잊지 않는 부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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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장님을 잊지 않는 부하들

이주석(82.02강원) 0 9,068 2011.06.14 14:47

<살신성인 중대장 추모사업 우리가..헌소 제기>

연합뉴스 | 이해용 | 입력 2011.06.14 11:12 | 수정 2011.06.14 11:40

故 정경화 소령 추모 부하들 "보훈급여 지급 직계가족 한정 국가유공자법 개정을"

(화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비무장지대(DMZ) 지뢰제거작업 중 부하들을 구하고 순직한 故 정경화 소령의 추모사업을 34년째 이어가고 있는 당시 부하들과 부대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백암산 패밀리(회장 정문식.56)'가 최근 헌법소원을 내 관심을 끌고 있다.


백암산 패밀리는 최근 헌법재판소에 낸 헌법소원심판 청구서에서 "故 정경화 소령의 살신성인 정신을 전파하는 추모사업을 34년 동안 추진해왔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생존 부하가 자연감소(사망 등)되면서 자비로 추진하는데 한계와 함께 사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국가유공자의 보훈급여금 지급 대상을 배우자와 자녀, 부모 등으로 한정하고 있는 국가유공자법 제5조를 재고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 단체가 헌소를 제기한 것은 자비를 털어 추모사업을 계속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유족이 없어 지급되지 못하고 있는 그의 유족연금이나 보조금을 추모사업에 쓰기 위해서다.

정 소령은 부모가 숨진 뒤 육사에 입학하고 순직시 까지 미혼이었으며 누이 2명은 출가했었다.

이 단체는 지난달 국가보훈처를 대상으로 정 소령의 유족연금 등을 추모사업비로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국가유공자법 제5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자 헌소를 내기로 했다.

백암산 패밀리와 정 소령의 인연은 1977년 6월2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동부전선 최전방지역인 강원 화천군 육군 7사단 5연대 백암산 기슭에서 중대장으로 근무중이던 정경화 대위(1992년 소령 추서)는 북한군이 땅굴작업을 하고 있다는 상급부대의 판단에 따라 중대원 22명과 함께 DMZ 수색정찰 및 지뢰제거 임무에 나섰다.

그는 지뢰제거 작전이 위험을 수반하는 임무이기 때문에 중대원이 지뢰를 발견하면 대피시킨 뒤 직접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반복하던 중 6.25전쟁 당시에 매설된 것으로 추정되는 22번째 지뢰를 제거하다 부식된 안전핀이 부러지는 위기에 처했다.

순간 정 대위는 중대원들에게 "피하라"는 한마디 말을 남긴 채 자신의 몸으로 지뢰를 덮쳐 부하들의 희생을 막고 자신은 순직했다.

이후 맏형같던 중대장을 잃은 부하들은 전역 이후 하나 둘 국립묘지를 참배하는 과정에서 백암산 패밀리를 결성, 추모활동에 나섰다.

중대장이 순직할 당시 일병으로 사고 현장에서 근무했던 정 회장은 1988년 중대장과 병영생활 이야기를 담은 '백암산 접동새'를 출판하고 수익금으로 그의 이름을 딴 경화공원을 백암산 자락에 조성한 뒤 동상까지 세웠다.

이와 함께 정 대위의 죽음이 사고로 인한 단순 순직으로 잘못 처리돼 있는 것을 발견하고 줄기차게 재조사를 요구한 끝에 부하를 위해 목숨을 던진 중대장의 살신성인 정신을 밝혀내 순직 15년만에 일계급 특진시켰다.

여기에다 2009~2010년에는 귀감이 되는 중대장상을 정립하기 위해 7사단 중대장 가운데 최우수 중대장 2명을 선발, 200만원씩 상금을 지원했다.

정 회장은 "이 일을 하는 것은 누가 시키거나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중대장님에 대한 도리이자 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국가에서 도움을 주거나 누가 보태줘서 한 게 아니라 제각기 힘들게 벌어 가족들과 먹고 살아오면서 이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백암산 패밀리는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물질을 위해 부모 형제도 저버리는 현실 속에서 친 형제보다도 더 가깝게 중대장에 대한 부하의 의리를 지켜왔다고 자부한다"며 "벌써 34년의 세월이 흐르고 해가 갈수록 우리도 죽음에 가까이 다가가게 된 만큼 추모사업을 할 수 있도록 국가유공자 유족연금을 부하들인 백암산 패밀리가 수령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체는 정 소령에 대한 유족연금이 나올 경우 조직을 사단법인으로 바꿔 추모사업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정 회장 등 백암산 패밀리 회원들은 오는 21일 화천군 DMZ 인근의 경화공원을 찾아 정경화소령 34주기 추모제를 지낼 예정이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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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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