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생활이 나에게 준 선물(7사단)
칠성소식

군생활이 나에게 준 선물(7사단)

       
장병 문예
군생활이 나에게 준 선물(7사단)

2006년 새해...나는 기대반, 두려움 반으로 난생 처음 강원도 화천 땅을 밟게 되었다.
흰 눈이 소복이 내리던 2월 10일, 자대로 들어서며 간부님들과 분대장, 그리고 분대원들로부터 인생의 도움이 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배우고 느끼며 보람된 2년을 보내자는 당찬 각오로 "신고합니다!! 이병 김영규!!"를 목청껏 외쳤다.
 그렇게 조금씩 자대에 적응해나가던 중 설레는 첫 외박을 나가게 되었고 이제 제법 즐겁게 어울리며 분대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숙소로 들어왔는데 그 중 선임 몇명이 다시 유흥업소에 가서 만취상태로 업소 여종업원에게 큰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그 사건으로 인해 함께 외박을 나갔던 우리 일행은 모두 헌병대에 인계되었고, 믿고 따르던 선임이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 가슴도 아팠지만, 당시 사고현장에 있지도 않았던 나를 포함하여 중대원 전체가 큰 벌을 받게 되었다. 아직 군대규정도 잘 모르고 적응중이던 나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일이었다.
  나는 이 일로 인해 주변 전우들과 간부님들에게 곱지않은 시선을 받으며 그 후로 상병으로 진급하고 휴가를 다녀오기 전까지 군생활은 지옥과 같이 느껴질 뿐이었다.
  그렇게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도 없이, 그저그렇게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면서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던 나는 휴가를 나가서 사회에서 또래친구들이 자기개발에 여념이 없는 모습과 나의 첫번째 멘토이신 교수님과 진심어린 상담을 통해 조금씩 마음의 변화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중 올해 6월, 나는 전투분대장 교육을 가게되었고, 교육대로 향하는 내 머릿속에는 '이 지겹고 형식적인 시간을 어떻게 하면 빨리보낼까?"하는 짜증섞인 불만뿐이었다.
  하지만 이 기대하지 않았던 1주간의 기간으로 내 군생활을 넘어 인생의 놀라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되었다.
  분대는 곧 나의 가족이기에 좋은 일도 나쁜일도 함께 나누며 믿음과 신뢰로 서로를 배려하고 아껴야 한다는 것, 매일 귀아프게 듣던 이야기였는데 나는 주변의 사람들이 숨쉬는 공기와 같아서 소중함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이다.
 이제까지 헛되이 보냈던 1년의 시간이 너무 후회되었다. 누가 대신 살아주는 것도 아닌, 소중한 2년이라는 시간을 이렇게 남의 인생 대신 살아주듯 건성으로 사는 것은 내가 바라던 바가 아니었는데...너무 오래잊고 살아왔던 것이다.
 언제나 밝게 웃으며 교육했던 교관님들과 조교, 티없이 맑게만 보이는 훈련병들의 모습을 보니, 여태껏 타성에 젖어 매일 불만투성이고 군생활에 열의가 부족했던 나의 모습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또한 사단장님 정신교육 시간에 아들이 전역후 변화했다고 말씀하시며 흐뭇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잊고있던 입대 첫날의 각오가 떠올랐다. 보람차게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어 돌아가겠다는 그 각오...
  이제는 이 깨달음을 예전의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수많은 전우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믿음은 통한다!!"
주변에 나와같은 전우가 있다면 끈임없는 신뢰로 지켜봐주고, 혹은 자신의 예전의 나처럼 힘들다면 한번 자신을 믿고 바라봐주는 주변을 둘러보길 바란다.
 나는 오늘도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제일먼저 해보려고 한다. 또 분대원들을 살피고 먼저 다가가는 김영규 병장이 되고자 노력한다.
  전 대대장이신 이동식 중령님과 훈련과 교육때는 엄하고 카리스마 있으나, 평상시에는 큰 형님처럼 중대원들을 따뜻이 감싸주시는 중대장 박용규 대위님, 끝까지 믿고 도와주신 소대장 최병주 중위님, 마지막으로 못난 나를 믿고 따라준 분대후임들에게 너무 감사하여 이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답하고 싶다
  이제 군에서 남은 4개월의 시간이 너무 소중하게만 느껴진다.
앞으로 남은시간 중대장님이 평소 말씀하셨던 "솔선수범 에너지"를 발산하면서, 싸우면 반드시 이기는 "상승칠성부대"의 명예와 자부심으로 전역 후에도 사회에서 당당한 칠성부대원으로서 살아나가야겠다.
                                                                                                  -7사단 3연대 병장 김영규-
게시일 2007-08-29 06:57: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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