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배틀 한판 할까"…춤추는 소대장
칠성소식

"댄스배틀 한판 할까"…춤추는 소대장

"댄스배틀 한판 할까"…춤추는 소대장

육군 7사단 포병연대 본부에 근무하는 서대인(25) 중위는 두 달째, 주말만 되면 병사들과 춤으로 ‘대화’한다. 토·일요일 오후 부대 안에 있는 체육관에선 병사들과 함께 대형 거울 앞에서 ‘힙합’을 추는 그를 볼 수 있다. 고교 때 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서 중위는 대학과 사회 생활 때 실력이 크게 늘어 입대 전에는 전국대회 춤 경연대회 ‘힙합’부문에서 우승할 정도의 실력자다. 서 중위는 “한두 시간 춤추며 땀 흘릴 땐 간부와 병사라는 ‘벽’은 사라진다”며 “마치 형을 대하듯 병사들이 따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그가 춤의 ‘대가’라는 입소문이 나자 “가르쳐 달라”며 병사들이 하나 둘씩 다가와 지금은 6~7명쯤 그의 밑에서 힙합을 배우고 있다.



주말마다 병사들과 함께 힙합을 추는 육군 7사단 포병연대 본부 서대인 중위(하얀색 티셔츠 입은 이)가 29일 병사들과 함께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육군 제공
서 중위는 “기껏해야 3~4살 차이인 병사들에게 딱딱한 정신교육이 잘 먹히지 않을 때가 있는데 춤으로 서로 관계가 부드러워진 덕분인지 훨씬 교육이 수월해졌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이처럼 ‘카리스마’보다 ‘커뮤니케이션’이나 ‘대화와 존중’이 더 강하다고 믿는 장교들이 많다. 중부전선 최전방 부대 소대장 임해빈(24) 중위. 그는 얼마 전 눈이 왔을 때 병사들과 똑같이 빗자루를 들었고, 야간 작전에 대비해 주먹밥을 만들 땐 함께 소매를 걷어붙였다. 대청소 땐 취사장과 세면장, 화장실 청소도 같이 한다. 임 중위는 “병사들이 있는 곳에 나도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방식에 병사들은 ‘전투력’으로 보답했다. 임 중위 소대는 작년 소속 대대에서 최우수 소대로 뽑혔고, 축구대회에서 우승을 한 데 이어 최근 부대 훈련에서도 1등을 차지했다.

서 중위나 임 중위는 신세대 장교들이 리더십을 어떤 식으로 꾸려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지시·명령보다 대화·설득을 선호하고, 누가 시켜서가 아닌 스스로 알아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 한 육군 영관급 장교는 이를 ‘병사들과 함께 즐기고 고생하면서 같은 목표를 향해 가자고 하는 리더십’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신세대 병사들이 얼차려나 상급자의 강요에는 반발하지만 지식이나 전문성, 문화적 공감대 등을 내세워 친근하게 이끄는 장교들을 잘 따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육사 출신 소대장인 조한철(24) 중위는 “초급장교도 무기나 교리, 훈련 등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젊은 장교들이 군 조직이나 문화에 긍정적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옛 선배들에 비해 개인주의적이거나 정신적으로 나약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탈영하는 장교들이 늘어나는 것은 이런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부대를 탈영한 장교는 42명으로, 지난 2002년 16명에 비해 2.5배나 된다. 이들 중 거의 90%가 젊은 위관급 장교들이다.

군에선 이처럼 명(明)과 암(暗)을 동시에 지닌 젊은 장교들과 ‘명령’을 생명으로 하는 군이 얼마나 잘 조화되느냐에 우리 군의 미래가 달렸다고 보고 있다. 육군 고위 관계자는 “톡톡 튀는 개성과 무궁한 에너지를 가진 신세대 장교들을 ‘전쟁에 이기는 강한’ 장교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현재 우리 군이 가진 큰 숙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소위 등 초급장교 때부터 체계적인 인사관리가 필요한 것은 군의 개혁 정책과 맞물려 있다. 우리 군이 추진하는 ‘국방개혁 2020’은 현재 전 병력의 25%인 간부 비율을 향후 10년 이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 군은 매년 9000~1만 명의 장교가 임관하지만 이 중 80~90%가 조기 전역하고 소대장의 연간 교체율이 55%나 된다. 전체 중·소대장의 80% 이상, 특히 육군의 경우 일선 소대장의 92%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중·단기 복무장교들이다. 군 관계자는 “학군·학사 장교 선발 방식부터 시험·점수 위주에서 인성과 리더십 요소를 반영한 것으로 바꿔야 한다” 말했다.

Comments

칠성 2007.11.30 10:54
  사진이 있는데 부대마크가 안 보이네요.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2 최전선 근무 현역장교가 헌혈유공 금장 받아 댓글+10 칠성 2009.01.10 11761
111 2005.2.24 김대관 노동부장관 댓글+5 정유광(03.10경기) 2009.01.09 6649
110 7사단 GOP대대.. 댓글+4 정유광(03.10경기) 2009.01.09 9805
109 지금은 식사중! 댓글+5 칠성 2009.01.07 5887
108 <희망을 연다>혹한의 추위를 녹이는 열정 댓글+1 칠성 2009.01.07 5900
107 육군 칠성부대 GOP 방문기 (박애자 데레사) 댓글+1 칠성 2009.01.07 7674
106 7사단 전방 초소에서 본 북측 초소 댓글+10 칠성 2009.01.05 19704
105 칠성 GOP 댓글+1 칠성 2009.01.05 6912
104 20060908 - 위문열차 - 육군 제 7 보병사단 - 야다 슬픈다짐 댓글+1 칠성 2009.01.04 7583
103 7사단 창설 59주년 기념식 칠성 2009.01.04 6530
102 김용담 법원행정처장 육군 7사단 방문… 장병격려 칠성 2009.01.04 7924
101 7사단 gop CBS NEWS 2009.1.1 댓글+1 칠성 2009.01.04 7115
100 기인 소설가 이외수 칠성 2009.01.02 5184
99 GOP 이상무! 칠성 2009.01.02 7631
98 대한민국 최전방 소띠 장병의 새해맞이 칠성 2009.01.02 6365
97 소의 해, 소띠 중사의 작은 소망 칠성 2009.01.02 6504
96 GOP 장병들의 희망찬 새해 맞이 칠성 2009.01.02 5790
95 이희범 무협 회장 군부대 위문 칠성 2009.01.01 7889
94 김진선 강원지사 최전방 군부대 격려 칠성 2009.01.01 6622
93 칠성부대 '참군인 대상' 수여식 열려 댓글+1 칠성 2008.12.29 6043
92 강추위 물렀거라! 최전방 지키는 국군장병들 댓글+2 칠성 2008.12.29 6641
91 솜바지·깔깔이는 추억, 군 방한복 이젠 첨단 섬유 시대 칠성 2008.02.06 9635
90 라인업 군대 간 이유는? “PX 위문공연 세탁기 그리고 어머니” 칠성 2008.01.08 8615
89 ‘라인업’ 멤버들, 최전방 전우들에게 눈물의 위문 공연 칠성 2008.01.07 8319
88 칠성부대 '1산 1하천 가꾸기' 칠성 2008.01.02 6353
87 [화천]산천어축제 성공 개최 한마음 칠성 2008.01.02 7694
86 이경규, 'GOP' 경계근무에 나서다! 댓글+1 칠성 2008.01.02 9248
85 무역협회, 칠성부대 방문 위문금 전달 칠성 2007.12.18 7598
84 사격술 향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칠성 2007.12.18 11037
83 [기획]국군의 날, 중부전선 군법사 24시 칠성 2007.12.18 7327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21 명
  • 오늘 방문자 823 명
  • 어제 방문자 1,333 명
  • 최대 방문자 6,359 명
  • 전체 방문자 1,954,181 명
  • 전체 게시물 36,730 개
  • 전체 댓글수 58,507 개
  • 전체 회원수 2,999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광고 / ad
    Previou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