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
칠성소식

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

칠성 0 1,876 2021.05.18 14:23

1951년 백석산 전투 전사자 2명 신원 확인…고 윤덕용·강성기 일병
강 일병, 한림읍 귀덕리 출신…초등학교 졸업 후 어부생활하다 참전

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고(故) 강성기 일병 유품 사진 [국방부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가 70년 만에 제주도에 사는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온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강원도 양구에서 2017년 발굴한 6·25 전사자 2구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신원이 파악된 유해는 고 강성기 일병과 고 윤덕용 일병이다. 이로써 2000년 4월 시작된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164명으로 늘었다.

6·25전쟁 기간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백석산 지역에서만 1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이 가운데 고 강성기 일병은 제주시 한림읍 귀덕리 출신이다. 4남 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어부로 생활하며 생계를 꾸려가던 중 전쟁이 발발하자 참전했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절정으로 치달았던 1951년에 전술적 요충지였던 강원도 백석산에 묻혔다.

당시 백석산에서는 연일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됐다. 국군 제7사단 3연대·5연대·8연대를 비롯해 제16포병대대, 제8사단, 미군 제96야전포병대대는 같은 해 8월18일부터 시작된 백석산 전투에서 북한 제12사단·제32사단과 중공군 611연대에 맞서 싸웠다. 국군은 뺏고 뺏기는 격전 끝에 백석산과 그 일대를 점령했다. 10월 25일 휴전회담이 재개돼 백석산 전투가 끝날 때까지 사살된 적군은 1460명이다. 또 적군의 총탄에 순국한 아군도 244명에 이르렀다. 

TAP TO UNMUTE
watermark.svg


고 강 일병의 유해는 당시 그가 사용했던 수통과 전투식량 통, 판쵸 우의, M1탄, 탄피, 멜빵 고리, 종이 등과 함께 발견됐다. 육군 제21보병사단 장병 120여명이 6주간 매일 선배 유해를 찾기 위해 정성어린 작전을 전개한 결과다. 특히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 백석산 전투 전사자의 유가족에 대한 유전자 시료를 확보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백석산 일대는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고지전이 전개된 곳이었던 만큼 발굴이 시작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500여구의 유해가 후배들의 손에 의해 발견됐다.

단일 전투지역 중 최다 발굴 규모다.

강 일병과 함께 신원이 확인된 윤 일병은 경기도 파주시 와석면 출신으로 백석산 전투에 참전했다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일병은 2017년 6월 20일, 강 일병은 같은 해 6월 14일 각각 백석산 일대에서 유해 일부가 발굴됐다.

고 강성기 일병의 남동생 강성남씨(71)는 “형님은 생전에 제가 막내라고 많이 아껴주셨다. 제주도에 땅과 집을 사준 뒤 참전하셨다가 돌아오지 못하셨다”며 “형님을 생각할 때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현충원으로 모실 수 있게 돼 참으로 다행”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측은 이달 말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거행한 뒤 유족에게 ‘호국영웅 귀환패’와 유품이 담긴 ‘호국의 얼 함’을 전달할 계획이다. 유해는 국립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22-02-21 19:08:26 알림에서 이동 됨]

Comments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02 육군 이규호 중사, 신속한 조치로 50대 여성 생명 구해 댓글+3 칠성 2021.09.22 1563
801 추석 앞두고 북한강 뛰어든 여성, 육군 부사관 달려가 구해 칠성 2021.09.22 1523
800 한미, 6·25전쟁 '백석산 전투' 일대서 전사자 유해 공동 발굴 칠성 2021.09.07 1582
799 6·25 영천전투 9일간의 현장 발자취 댓글+3 민경철8811충북 2021.09.04 1620
798 부평구, 한국전쟁 참전유공자 화랑무공 훈장 전달 칠성 2021.08.24 1382
797 강원 화천서 육군 25인승 버스 전봇대 들이받아 장병 8명 중경상 댓글+1 칠성 2021.08.18 1645
796 구순 앞둔 6.25 국가유공자 곽훈섭씨 칠성 2021.08.18 1527
795 1유해2분묘 유족 1군단 배상심의회에 배상 신청 칠성 2021.08.04 1487
794 봉오리에서 화천읍 거쳐 풍산리까지 26㎞ 종주…소대장 근무 당시 군 생활 회고하며 미사도 참석 댓글+12 칠성 2021.07.20 2387
793 손가락을 보지 말고 달을 보자 칠성 2021.07.20 1715
792 "짐 보관에 제2 인생 던졌다" 김정호 더함에스피 대표 칠성 2021.07.20 1795
791 참전용사 1유해2분묘 문제 관련 7사단 해결 나선다 칠성 2021.07.13 1555
790 문경시, 故김용배 장군의 고귀한 희생정신 기리다! 댓글+1 칠성 2021.07.07 1661
789 '백신 접종후 전투휴무' 국방부 지침, 일부 부대서 불이행 칠성 2021.07.07 2117
788 사관학교 생도는 6.25전쟁 때 무엇을 했을까? 손은석9705서울 2021.07.01 1850
787 '미군 전투화' 신은 채 숨진 무명 용사... 아직 13만명이 못 돌아왔다 댓글+2 칠성 2021.06.29 1873
786 강원 강릉고 학생회, 정경화 소령, 김성수 열사 추모행사 열어 칠성 2021.06.29 2009
785 최영근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시 지회장 "전우들 희생·애국정신 후세에 전해야죠" 칠성 2021.06.29 1647
784 7사단 창설 72주년 기념식 댓글+6 칠성 2021.06.23 1637
783 백군기 용인시장, 6·25 전쟁영웅 고 이명수 유족에 '국가유공자 명패' 칠성 2021.06.23 1912
782 [한국전쟁 잊혀진 영웅들 ③ 이두영] "한국전쟁은 민족 모두에게 피해만 줬을 뿐" 칠성 2021.06.23 1624
781 사단 창설72주년 기념행사 안내 댓글+7 최장옥9710서울 2021.06.18 1693
780 호국, 환경보호자를 존경합니다 칠성 2021.06.15 1590
779 DMZ Story5편, [화천 칠성전망대] 가봤나? 화천 최북단 DMZ 칠성전망대 댓글+10 칠성 2021.06.14 2120
778 [한국전쟁 잊혀진 영웅들 ❶-김오철] “오직 조국 위해 싸우겠다는 생각 뿐” 칠성 2021.06.09 1602
777 [ㅁㅈㄱ]너희 부대엔 이런 거 없지?! 새해 칠성부대 GOP를 가보다! 댓글+1 칠성 2021.06.07 1991
776 코로나19 확산으로 화천 7사단 신병입소식 취소 댓글+2 손은석9705서울 2021.06.02 1885
775 [오늘의 주요 사회 일정] 강원(5월25일 화요일) 칠성 2021.05.26 1552
774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빅데이터로 6.25 무공훈장 대상자 찾아 훈장 수여 댓글+5 칠성 2021.05.18 1783
열람중 71년 만에 부르는 ‘형님’…6.25 전사자 유해, 제주 가족 품에 칠성 2021.05.18 1877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19 명
  • 오늘 방문자 1,046 명
  • 어제 방문자 929 명
  • 최대 방문자 6,359 명
  • 전체 방문자 1,955,333 명
  • 전체 게시물 36,737 개
  • 전체 댓글수 58,510 개
  • 전체 회원수 2,999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광고 / ad
    Previou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