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교육대 여군소대장 윤보영 중위
칠성소식

신병교육대 여군소대장 윤보영 중위

신병교육대 여군소대장 윤보영 중위



문병기기자
"정신 똑바로 안 차리나. 총을 어깨에 제대로 붙이란 말이야."

10월이지만 아직은 햇살이 뜨거운 강원도 화천군 칠성부대 육군 제7사단 신병교육대의 사격술 예비훈련(PRI) 교장. 소대장이자 교관인 윤보영(27·여·사진 오른쪽) 중위는 훈련병들의 '엎드려 쏴' 자세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눈치다. 연신 호통을 쏟아낸다.

육해공군을 통틀어 여군은 4000명이 넘지만 신병교육대에서 여군소대장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5주 남짓의 짧은 기간동안 자유분방한 젊은 청년을 명령에 죽고 사는 군인으로 만드는 일은 엄격함을 요한다. 신병교육대 교관은 대부분 엄한 인상의 남자들이 맡기 마련이다.

160cm 남짓한 키에 짙은 쌍꺼풀, 여린 몸매의 윤 중위가 지난해 8월 처음 이 부대에 부임할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하지만 기우였다. 1년이 지난 지금, 그는 훈련병들 사이에서 '마녀 소대장'으로 불릴 만큼 강인한 교관이 돼 있다.

그는 올 초 영화배우 원빈을 자신의 소대에 배속 받아 훈련시켰다. 평소 원빈의 '왕팬'이지만 훈련 분위기가 흐트러질까봐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그의 철저한 교육태도는 위에서도 인정돼 올 4월과 8월 잇따라 우수교관으로 뽑혀 연대장·사단장 표창을 받았다.

그는 종갓집 1남 4녀 중 셋째 딸로 태어났지만 어려서부터 '다소곳한 여자'가 되길 거부했다. '여자라서 못 한다'는 말을 죽기보다 싫어했다고 한다. 원광대를 졸업하고 4수 끝에 기어이 육군 3사관학교에 입학, 여군사관 50기로 임관하고 만 것도 '뭐든지 남자와 동등하게 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도 가끔은 '여자'임을 느낀다고 한다. 사관생도 시절 10kg이 넘는 M60기관총을 들고 산길을 뛰었으나 계속 뒤쳐지자 결국 남자생도에게 무기를 넘겨줄 수밖에 없었을 때는 너무 속상해 엉엉 울기도 했다. 일과시간이 끝나면 함께 사는 여군동기와 수다를 떨고 대학시절부터 7년간 사귄 남자친구와의 통화로 하루의 피로를 씻는다.

교관으로서 윤 중위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훈련병들과 가정문제부터 이성친구 문제까지 마음을 터놓고 얘기하는 1대1 면담 시간.

"흔히 하는 얘기지만 여군은 확실히 섬세하다는 장점이 있는 듯합니다. 남자들이 지나칠 수 있는 문제를 세심하게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면 쉽게 수긍하는 편이고 훈련병들도 누나 같아서인지 속에 있는 얘기를 더 쉽게 꺼내놓아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자살시도를 목격한 뒤 스스로 자해를 한 일도 있다고 털어놓으며 눈물을 쏟던 훈련병, 여자 친구의 속마음을 알 수 없어 고민이라며 한숨짓던 훈련병 등. 일선부대에 배치된 후에도 '누님 소대장'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인생을 의논하는 병사도 있다.

윤 중위의 꿈은 '최고의 육군 장교'가 되는 것. 이를 위해 오후 8시경 퇴근한 뒤에도 매일 영어와 일어를 공부하고, 그날 잘했던 일과 잘못했던 일을 빠짐없이 일기에 적고 있다.

"여군은 남녀가 동등한 조건에서 자기 일을 할 수 있고 자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세심함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군에서 여군의 역할을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때를 위해서 지금부터 열심히 뛸 겁니다."

문병기 기자weappon@donga.com

****************
예전에도 훈련소에는 여군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악바리 같았거든요.

Comments

주주경 2006.11.13 18:00
  정말로 군대가 좋아 왔군요. 4년제 대학을 마치고... 어쨌거나 경의를 표합니다. 애국심도 대단한것 같고.
그러나 교육이나 훈련이 힘들지만 어렵거나 괴롭지는 않지요. 사병의 내무생활은 장교는 이해는 하겠지만 느낄 수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오랫동안 지켜는 보겠지만. 퇴근자체가 우리에겐 있을수가 없는 엄청난 축복이지요.
칠성관리자 2006.11.14 22:05
  장교와 사병은 차이가 크죠.
정유광(03.10경기) 2010.04.02 13:31
마녀 소대장 ㅋㅋㅋㅋ
정유광(03.10경기) 2010.04.02 13:31
저 현역시절.....중대장님이......여군+_+    구보도 매일 같이 뜀~!!
박상준(98.05부산) 2010.06.02 09:33
저희 현역 시절에 신교대 10중대였나? 여하튼 여군 소대장 있었습니다. 아마 보병병과로 야전부대로 온 최초의 여군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름이 이미라였나?
번호 포토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112 최전선 근무 현역장교가 헌혈유공 금장 받아 댓글+10 칠성 2009.01.10 11758
111 2005.2.24 김대관 노동부장관 댓글+5 정유광(03.10경기) 2009.01.09 6649
110 7사단 GOP대대.. 댓글+4 정유광(03.10경기) 2009.01.09 9802
109 지금은 식사중! 댓글+5 칠성 2009.01.07 5885
108 <희망을 연다>혹한의 추위를 녹이는 열정 댓글+1 칠성 2009.01.07 5899
107 육군 칠성부대 GOP 방문기 (박애자 데레사) 댓글+1 칠성 2009.01.07 7671
106 7사단 전방 초소에서 본 북측 초소 댓글+10 칠성 2009.01.05 19703
105 칠성 GOP 댓글+1 칠성 2009.01.05 6910
104 20060908 - 위문열차 - 육군 제 7 보병사단 - 야다 슬픈다짐 댓글+1 칠성 2009.01.04 7581
103 7사단 창설 59주년 기념식 칠성 2009.01.04 6529
102 김용담 법원행정처장 육군 7사단 방문… 장병격려 칠성 2009.01.04 7922
101 7사단 gop CBS NEWS 2009.1.1 댓글+1 칠성 2009.01.04 7111
100 기인 소설가 이외수 칠성 2009.01.02 5183
99 GOP 이상무! 칠성 2009.01.02 7630
98 대한민국 최전방 소띠 장병의 새해맞이 칠성 2009.01.02 6363
97 소의 해, 소띠 중사의 작은 소망 칠성 2009.01.02 6503
96 GOP 장병들의 희망찬 새해 맞이 칠성 2009.01.02 5787
95 이희범 무협 회장 군부대 위문 칠성 2009.01.01 7884
94 김진선 강원지사 최전방 군부대 격려 칠성 2009.01.01 6622
93 칠성부대 '참군인 대상' 수여식 열려 댓글+1 칠성 2008.12.29 6040
92 강추위 물렀거라! 최전방 지키는 국군장병들 댓글+2 칠성 2008.12.29 6640
91 솜바지·깔깔이는 추억, 군 방한복 이젠 첨단 섬유 시대 칠성 2008.02.06 9633
90 라인업 군대 간 이유는? “PX 위문공연 세탁기 그리고 어머니” 칠성 2008.01.08 8613
89 ‘라인업’ 멤버들, 최전방 전우들에게 눈물의 위문 공연 칠성 2008.01.07 8318
88 칠성부대 '1산 1하천 가꾸기' 칠성 2008.01.02 6353
87 [화천]산천어축제 성공 개최 한마음 칠성 2008.01.02 7692
86 이경규, 'GOP' 경계근무에 나서다! 댓글+1 칠성 2008.01.02 9247
85 무역협회, 칠성부대 방문 위문금 전달 칠성 2007.12.18 7596
84 사격술 향상은 일상생활 속에서 칠성 2007.12.18 11036
83 [기획]국군의 날, 중부전선 군법사 24시 칠성 2007.12.18 7324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18 명
  • 오늘 방문자 1,282 명
  • 어제 방문자 1,058 명
  • 최대 방문자 6,359 명
  • 전체 방문자 1,953,307 명
  • 전체 게시물 36,725 개
  • 전체 댓글수 58,499 개
  • 전체 회원수 2,99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
광고 / ad
    Previou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