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근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시 지회장 "전우들 희생·애국정신 후세에 전해야죠"
칠성소식

최영근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시 지회장 "전우들 희생·애국정신 후세에 전해야죠"

23일 경북 상주시 향군회관 6·25참전유공자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근 지회장이 23일 경북 상주시 향군회관 6·25참전유공자회 사무실에서 만난 최영근 지회장이 '상주시참전기념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정치하면서 엉뚱한 곳에 돈 쓰지말고 몇 명 남지 않은 참전 군인들에게 관심과 예우를 갖춰줬으면 좋겠습니다."

6·25전쟁 71주년을 이틀 앞둔 지난 23일 경북 상주시 향군회관 6·25참전유공자회 사무실에 들어서자 '상주시참전기념탑' 건립 회의가 한창이다.

전장을 누빈 전우들을 위로하고 참전 의의를 후세에 전하고자 진행 중이다. 이날 회의는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시지회를 12년간 이끌어온 전쟁 영웅이 주도했다. 최영근(88) 지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최 지회장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1살에 국민학교(현 초등학교)를 입학했다. 당시 일본제국(현 일본)은 조선어(현 한국어)를 쓰지 못하게 하고 일본어를 강제하던 시절이다. 그가 국민학교 4학년 때 해방이 되면서 언어의 자유를 얻었다. 일본제국 시절에는 일본어를 못한다고, 해방이후에는 일제강점기 잔재로 인해 학교에서 가혹한 체벌을 당하며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하지만 몇 해 지나지 않아 또 다른 시련이 한반도에 들이닥치면서 그의 고난도 시작됐다. 북한이 1950년 6·25전쟁을 일으킨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7월 13일, 상주까지 날아드는 호주기(흔히 전투기를 지칭)를 보고 궁금증을 참지 못한 그는 국사봉에 올라 공습을 지켜봤다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후 그는 가족들과 함께 살기 위해 78일간의 피란길에 올랐다. 경북 상주군(현 상주시)에서 청도군 매전면 예전동(현 예전리)까지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굽이진 산길을 걸어 피난을 갔다. 모래사장으로 된 하천에서 생활을 시작했는데, 야전에 설치된 상주군의 사무실에서 행정업무를 돕기도 했다.

 

23일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지회에서 만난 최영근 지회장이 가족을 찾지 못한 전사자들의 명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23일 6·25참전유공자회 상주지회에서 만난 최영근 지회장이 가족을 찾지 못한 전사자들의 명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통원 기자. tong@imaeil.com

음력 추석 첫날 78일간의 피난을 마치고 상주로 돌아온 그는 중학교 합격을 했지만, 생활고로 입학은 못했다. 돈을 벌기 위해 피난 중 행정업무를 해본 경험을 살려 독학으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 후 함창면에서 공무원 시보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전쟁 중이다보니 징집됐다. 전쟁에 참전해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이 워낙 많아 떠나는 그를 위해 가족, 동료, 친구들이 대대적 송별회와 함께 현금 80만 원을 모아 손에 꼭 쥐여줬다.

최 지회장은 짧지만, 공직생활을 했다 보니 행정업무에 관심이 많았고 시험과 면접을 본 뒤 인사과에서 근무하게 됐다. 7사단 3연대 인사과에 배치된 그는 양구지구 등 수많은 전투에 참전해 총알과 포탄이 날아다니는 전장을 다니며 먼저 세상을 떠난 전우들을 찾아다니고, 1만4천여 명 사단 전우들의 생사를 기록, 관리하는 업무를 했다.

특히 전사 통지서를 받게 되면 간혹 병적부에 기록이 되기도 전이거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전사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쟁 막바지였던 1953년 3월 26일 최 지회장은 야간 경계 근무 중 암구호(맨눈으로 상대방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피아 식별을 위한 수단)를 하지 못한 연대장에게 공포탄을 발포했고, 근무태도 우수자로서의 면모와 참전 공로를 인정받아 공로표창과 무공훈장 은성화랑, 무성화랑을 받기도 했다.

그는 전쟁이 끝난 1957년 4년 6개월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육군하사로 전역했다. 이후 복직에 성공한 그는 공검면 면장까지 35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는 최 지회장은 전우들의 삶은 여전히 힘들고 참담하다고 설명했다. 얼마 남지 않은 삶 동안 참전했던 전우 모두가 존중받고 수 있도록 혓바닥으로만 하지 말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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