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번 없는 6·25 영웅들…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정신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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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번 없는 6·25 영웅들…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정신 기린다

칠성 0 3,071 2020.06.16 16:19

남양주시, 육사생도 등 20명 충혼비 불암사 입구에 건립

(남양주=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원 20명은 6·25전쟁 초기 계급과 군번 없이 편성돼 남하하는 북한군의 후방을 교란했다.

시간을 번 국군과 유엔(UN)군은 전열을 정비해 반격에 나섰지만 이들은 모두 전사한 뒤였다. 이들 중 9명은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혼이 담긴 비석이 불암산에 건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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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는 17일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충혼비 제막식을 연다고 16일 밝혔다.

충혼비는 불암사 입구에 높이 2.5m, 너비 0.75m 크기로 건립됐다. 비석 앞에서는 사관생도가 착용하던 철모도 놓였다.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충혼비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충혼비

(남양주=연합뉴스) 경기 남양주시는 17일 불암사 입구에서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 충혼비 제막식을 연다. 2020.6.16 [남양주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남양주시는 2년 전부터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에 주목했다.

이들을 널리 알리려고 나무로 만든 새 안내판을 설치했다. 1996년 육군사관학교가 철판으로 된 안내판을 세웠으나 오래돼 낡고 녹슬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와 국방부 군사편찬연구 '6·25 전쟁사' 등에 따르면 1950년 6월 25일 전쟁 발발과 함께 북한군이 엄청난 기세로 남하했다.

포천에 주둔하던 국군 7사단 제9연대는 육군사관학교에 집결했다. 사관생도들과 함께 태릉 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북한군을 막기 위해서다.

북한군이 서울시내로 진입하자 작전을 통제하던 사관학교장은 퇴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사관생도 1기 10명과 2기 3명, 9연대 7명 등 20명은 미처 철수하지 못했다. 사관생도 1기생들은 임관을 2주일 앞둔 상태였으며 2기생들은 입교한 지 25일밖에 되지 않았다.

이들은 불암산 일대에서 암호명 '호랑이'로 유격 활동을 펼치기로 결심했다. 사관생도들은 계급과 군번이 없었다.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 생도 행진 모습
1950년 육군사관학교 생도 행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유격대는 29일부터 3개월가량 불암산 일대에서 북한군 후방을 교란했다.

불암산 동굴을 근거지로 삼아 활동했다. 사찰인 불암사와 석천암 주지를 비롯해 주민들의 도움도 받았다.

유격대는 총 4차례 공격작전을 시도해 북한군에 큰 피해를 주는 등 상당한 전과를 거뒀다.

북한군을 기습 공격해 30여명을 사살하고 차량을 파괴했다. 유류 50드럼을 비롯한 보급 물자를 폭파했다.

북한군 훈련소를 기습 공격하고 북쪽으로 끌려가는 주민 100여명을 구출하기도 했다.

9월 28일 국군과 유엔군은 반격에 나서 드디어 서울을 탈환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불암산 호랑이 유격대는 모두 전사한 뒤였다.

유격대로 활동한 생도 1기생은 강원기, 김동원, 김봉교, 박금천, 박인기, 이장관, 전희택, 조영달, 한효준, 홍명집 등 10명이다.

생도 2기생은 아예 이름이 확인되지 않았다.

9연대 장병 역시 김만석 중사를 제외한 6명은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조광한 남양주시장은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것은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며 "6·25전쟁 70주기를 맞아 영웅들의 오래 기억하고자 충혼비를 건립했다"고 밝혔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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