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첩첩산중을 기어가듯 올라간다. 곶곶이 꽂힌 철조망이 도로를 따라 달린다. 철조망에는 섬뜩한 글씨가 적힌 천 조각이 휘날린다. ‘지뢰 조심.’ 버스가 향하는 곳은 강원도 화천군 백암산 칠성전망대다. 남과 북이 대치하고 있는 긴장의 비무장지대(DMZ)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칠성전망대 일대는 6·25 한국전쟁 때 백암산 전투와 4·25고지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다. 휴전협정이 체결되기 전날까지 이곳에서는 총탄과 포탄이 날아다녔다. 칠성전망대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펄럭이고 있다. 두 깃발 뒤로 초소가 보이고, 초소를 따라 높은 철조망이 이어져 있다. 철조망 너머로 나무가 우거진 산이 여러 개 보인다. 산 너머로 구불구불하게 흐르는 금성천이 눈에 들어온다. 금성천은 북한 금강산에서 흘려내려 파로호에 들어서 양구를 만나고, 춘천에서는 소양호를 만나고, 나중에는 남한강과 합쳐지는 북한강의 지류다. 강원도 DMZ 전문여행사인 ‘새영남여행사’ 정경해 사장은 “금성천 너머로도 산이 보인다. 숲이 덜 무성한 곳이 북한 쪽 DMZ다. 안개에 싸인 북한 조함산에서 북한 군인들이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