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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전 조양호회장은 수색대대 병장이었다

입력 : 
2011-09-01 17:22:46
수정 : 
2011-09-01 19: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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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중 입대해 솔선수범 1일 7사단 다시찾아 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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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40년 전 이곳 철책에서 초병 근무를 했습니다." 1일 강원도 화천 육군 7사단을 찾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만감이 교차했다. 40년 전 조 회장은 이 경계초소에서 사병으로 군복무를 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재벌 총수 아들이 비무장지대에서 사병으로 근무한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1970년대 초 미국 유학 중 조 회장은 군 입대를 위해 귀국해 7사단 비무장지대 수색대대에서 사병으로 복무했다. 베트남전쟁에 파병돼 베트남 꾸이년에서 11개월 동안 근무한 후 다시 강원도 비무장지대로 돌아와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다. 그에게 군 시절은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이때 체득한 안보관과 애국심은 훗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방위산업진흥회 회장을 맡는 데 큰 자극이 됐다고 한다. 사회 지도층이 모범을 보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것이다.

이날 조 회장은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 자격으로 방산업체 대표단과 함께 강원도 전방부대를 방문해 국군 장병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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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7사단에서 초병근무를 서고 있는 40년 전 조양호 회장의 모습.
조 회장은 이날 전방 초소 방문에 앞서 병사 식당에서 장병들과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국가 안보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식사 후에는 위문금과 체력단련 기구를 위문품으로 증정했다. 조 회장은 "무기체계의 성능 못지않게 굳건한 정신 자세와 사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방산업계는 더 나은 무기체계를 개발해 정예강군 건설에 기여하는 동반자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올해 초 열린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이사회에서 기획됐다. 당시 이사회에서는 재계 총수들의 병역이 화제로 떠올랐고, 이사 중 한 명이 조양호 회장에게 군복무를 했는지 물었다. 그러자 조양호 회장은 과거 7사단 복무와 베트남전 파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군대 이야기로 웃음꽃이 피자 자연스레 전방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을 위로하고 전방 상황과 전투 감시장비 및 보급품 등 무기체계를 살펴보는 기회를 갖자는 얘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조 회장을 비롯해 류진 풍산 회장과 엄항석 두산 DST 사장, 황영수 LIG넥스원 사업개발본부장 등 15개 방위산업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조 회장은 2004년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회장으로 선임돼 지금까지 이 조직을 이끌고 있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는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해 1976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단체다. 현재 대한항공을 비롯해 LIG넥스원, 기아자동차, 대우조선해양, 두산DST, 삼성테크윈 등 184개 업체가 회원사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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