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산에서 빛난 칠성
칠성은

비호산에서 빛난 칠성

손은석(97.05서울) 1 9,411 2010.05.19 09:45

  1950년 10월 25일, 중공군의 등장으로 초전에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부대는 국군 제1사단과 제6사단이었습니다. 그중 가장 앞에 서있던 제6사단 2연대는 후방의 온정리가 점령되면서 연대 전체가 붕괴되는 참사를 입게 되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출몰한 중공군은 야간 및 산악전투에 상당히 능숙했고 더불어 피리와 꽹과리 등을 이용하여 아군의 공포심을 유발시키는 심리전에도 뛰어난 면모를 보였습니다. 더구나 압도적으로 우세한 병력으로 제파식 집중공격을 감행하여 아군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중공군은 참전 초기에 뛰어난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중공군 특유의 공격방식을 국군과 유엔군은 인해전술(人海戰術)이라 불렀는데, 사실 중공군 참전 초기에는 중공군의 병력이 아군을 일방적으로 압도할 만큼 많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 들은 국군 담당지역이나 교통요충지처럼 반드시 돌파하여야 할 핵심지역으로 가용한 전력을 집중시키는 전술을 구사하였습니다. 따라서 넓게 퍼져있던 아군 입장에서는 중공군이 출몰하지 않아 평온한 지역도 있었지만 중공군과 조우한 부대는 체감 상 엄청나게 많은 적들과 싸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진정한 인해전술은 1951년 봄에 연이어 있었던 세 차례의 대공세 당시였습니다.


  엄청난 변화에 놀란 국군 제2군단은 10월 27일, 가용 전투역량을 총집중하여 10월 29일까지 3일 동안이나 온정리를 공격했으나 오히려 중공군의 공격에 퇴로가 차단되어 증원부대들 까지 한 번에 붕괴되는 사태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제2군단은 무참히 붕괴되어가고 있던 예하 제6사단과 제8사단을 최대한 수습해 후방인 청천강 방어선까지 철수하여야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퇴로를 확보해 주어야 했는데 이때 구원투수로 평양탈환 작전에 참가했던 국군 제7사단(칠성부대-七星部隊)이 나섰습니다. 당시 육군 예비로 영변 일대에 집결하던 제7사단은 제2군단이 붕괴되어 가자 10월 29일부로 제2군단으로 배속을 전환하여 군우리(軍隅里)로 출동합니다.


[제7사단이 위기를 막기 위해 출동합니다.]


  위기가 고조되어 가던 11월 2일, 제7사단은 청천강 상류지역을 감제(瞰制)할 수 있고 군우리에서 안주와 순천에 이르는 도로와 철도를 통제할 수 있는 요충지인 해발 622미터 비호산에 방어진지를 구축하였습니다. 이곳을 중공군이 점령한다면, 제8군의 후방으로 향하는 통로가 순식간 개방되면서 아군 전체가 일순간 붕괴될 수 있는 결정적인 지형이었으므로 제7사단은 반드시 사수하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4개 사단으로 편성된 중공군 제38군(군단급 부대)의 선두부대가 제7사단 방어진지로 돌격하여 들어왔습니다.


  전쟁 중반기 이후에서나 볼 수 있던 치열한 고지쟁탈전이 비호산에서 벌어졌습니다. 제7사단은 최초 중공군의 공격에 잠시 정상을 허락하였지만 반격을 가하여 즉시 되찾고 끈기 있게 방어해 내었습니다. 하지만 압도적인 병력을 앞세운 중공군의 계속된 공격에 결국 11월 5일 정상이 다시 중공군 수중에 들어갔습니다. 만일 이 상태에서 중공군이 청천강 후방으로 곧바로 진출한다면, 그것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위기상황을 잘 알고 있던 신상철(申尙澈) 제7사단장은 11월 6일 08시, 모든 역량을 총 집중하여 비호산 정상을 다시 탈환하였습니다. 이처럼 2차례의 공방전에서 패배한 중공군 제38군은 서서히 전선에서 이탈하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인근의 중공군 제39, 40군도 공세를 멈추었습니다.


[제7사단의 선전으로 위기의 순간을 극복하였습니다.]


  비호산 전투는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거둔 첫 번째 승리라는 상징성과 함께, 제8군 전체를 위기에서 구출한 결정적인 전투였습니다. 중공군은 제1차 공세를 통해 제8군 전체를 일거에 격파하려 하였으나 운산, 온정리, 운산 일대에서 일부 아군부대를 격파하는 절반의 성공만 거두었을 뿐입니다. 이후 밝혀진 여러 자료에 의하면 11월 5일을 끝으로 중공군의 보급역량이 바닥나 더 이상 공세를 지속하기 힘들었다고 밝혀졌지만, 중공군을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국군 제7사단의 용전분투가 없었다면 청천강 방어선 구축은 결코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Comments

이주석(82.02강원) 2010.05.23 10:32
산적은 개인적으로 요즘 중공군 (뙈놈)들 마음에 안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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