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은 초병·난방은 보일러병이 지킨다
칠성소식

전방은 초병·난방은 보일러병이 지킨다

전방은 초병·난방은 보일러병이 지킨다
■ 중동부 전선 칠성부대 GOP대대를 가 보니
2007년 11월 10일 (토) 윤수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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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부전선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화천칠성GOP부대원들이 영하의 날씨 속에 야간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칠성GOP부대/김정호
최근 화해 무드로 전환하고 있는 남북관계를 바라보는 최전방 장병들의 눈빛은 매섭다.

남북정상회담, 경의선·동해선 열차운행, 금강산 육로관광 등으로 한반도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남북이 대치하는 GOP초소에서는 북쪽병사들의 체육활동 모습까지 볼 수 있는 최전방지역이기 때문이다.

중동부전선 산간오지에 위치한 칠성부대 GOP대대에서도 따뜻한 변화의 바람이 불 날을 기대하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초병들의 각오와 사기는 대단했다.

살을 베어낼 듯 매서운 추위를 벗 삼아 후방의 부모·형제를 지키는 이들의 겨울나기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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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방유 확보 등 초병들의 겨울채비는 여름 끝자락 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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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검 또 점검, 겨울이 되면 보일러 병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커진다.

# 하나- 추위도 추억이다

칠성부대가 책임지고 있는 중동부전선은 동이 터 북녘 땅이 윤곽을 드러낼 쯤이면 차가운 바람과 오싹한 냉기가 수은주를 뚝 떨어뜨린다.

찰랑찰랑 군화에 차이는 찬 아침 이슬을 맞으며 근무교대에 나서는 초병들의 겨울나기가 시작됐다.

초병들의 겨울채비는 여름 끝자락부터 시작된다.

해발 1000여m를 넘나드는 GOP초소는 동장군이 첫발을 내딛는 곳이다.

체감온도가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다 보니 난방유 확보와 보일러 점검이 최우선이다.

소초 보일러 점검에 나선 보일러 병이 후임 병에게 기술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GOP소초는 지형이 험악하고 눈이라도 내리면 차량 접근이 어렵다.

그래서 이맘때쯤이면 항공작전사령부 수송용 시누크 헬기(CH-47)가 수천 여 드럼의 난방용 기름을 공수한다.

겨울철 차량 운행이 금지되는 소초에 설치된 자동 케이블카도 운행준비를 마쳤다.

칼바람을 막기 위해 초소에는 방풍막이 설치됐다.

낙상방지를 위해 고가 초소 계단에는 새끼줄이 빽빽한 간격으로 감기고 로프도 걸어졌다.

벙커투입 로와 교통호 등 주요 이동로에는 빗자루, 모래주머니 같은 제설장비도 제자리를 잡았다.

북녘 산에 땅거미가 질 때쯤 경계근무 신고를 위해 도열한 초병들은 자신감 넘치는 눈빛을 주고받는다.

중동부전선을 책임지고 있는 육군 칠성부대 GOP대대 소초장 전강훈 중위는 “최전방 GOP초소에서 외로움, 강추위와 싸우며 어엿한 군인으로 태어나는 부하들이 자랑스럽다”며 뿌듯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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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고 또 입고, 동계 경계근무에는 중무장(?)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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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복 건조를 위해 일찌감치 설치한 비닐하우스도 제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둘- 군 생활 변천사

싸리비와 뽀글이, 봉지라면, 아이솔 막사….

군 생활 경험이 있는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다.

고참 몰래 충성클럽(PX)에서 사온 초코과자를 화장실과 침낭 안에서 먹었던 기억을 떠올리면 즐겁다.

겨울철 모든 도로가 통제되는 최전방 부대에서 근무했던 초병들이라면 부식과 보급품을 등에 지고 칼바람을 맞으며 하루 종일 산길을 걸었던 추억도 새록새록 할 것이다.

폭설에 대비한 싸리비 만들기, 겨울나기 필수 품목인 김장, 무 구덩이 파기, 생활관(내무반) 천장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래 등도 어려웠던 군생활의 미학이었다.

요즘 막사는 가끔 견학 온 예비역 선배들이 너무 추워 속옷에 내의, 전투복 2벌, 깔깔이에 야상, 방한모를 쓰고 불침번을 섰다는 그 옛날 군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막사는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기온과 살을 베어내는 추위, 동장군의 매서운 공격에도 영상 20도를 유지한다.

아늑한 2층 침대, 샤워장, 식당은 물론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까지 최신식이다.

건물 실내의 온도를 자동으로 유지하는 보일러시설에다 위성 TV, 세탁기, 비닐하우스 형태로 제작한 건조대 등은 설치 된지 오래다.

생활관에는 커피자판기에다 냉온 정수기까지 있어 반합에 끓이거나 봉지에 뜨거운 물을 직접 넣어 불려먹는 봉지라면은 추억의 뒤편으로 사라졌다.

사랑하는 가족과 애인, 친구의 안부를 빼곡히 적은 군사우편도 이메일과 소초마다 설치된 유선전화 등으로 아름다운 퇴장을 준비하고 있다.

화천/윤수용 ysy@kado.net

Comments

칠성 2007.11.12 00:36
  허곡.. 침대가 있어요 침상이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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