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분단 교실…그래서 더 가슴 아린 우리 땅
칠성소식

살아있는 분단 교실…그래서 더 가슴 아린 우리 땅

살아있는 분단 교실…그래서 더 가슴 아린 우리 땅
북녘 땅끝 마을 화천 철원을 가다
상흔 서린 파로호 안보전시관
평화의댐 아흔아홉굽잇길 고즈넉한 드라이브
땅굴·철의 삼각지·남방한계선
손에 잡힐 듯한 북녘 저편 무심한 한탄강만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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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땅끝 마을 화천 철원을 가다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춘천 102 보충대. 그 신병 훈련소를 지나 북쪽으로 올라서니 주변 환경이 확 달라졌다. 곳곳에 산재한 군부대와 군차량 행렬. 도로 여기저기 서있는 대전차장벽. 줄을 잇는 전조등을 켠 군차량. '여러분의 자식들이 운전하는 차량입니다'라는 글귀가 선명한 트럭. 그걸 보니 군 복무 중인 조카의 얼굴이 떠올랐다. 어느 순간 맞닿은 표지석. '여기부터 38선입니다'. 괜스레 몸이 굳어졌다.

◇ 화천
강원도 화천군이 내건 표어는 '산천어와 수달이 사는 물의 나라'. 매년 1월 중에 열리는 '화천 산천어 축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행사. 그러나 화천은 한국전쟁의 흔적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곳이다.

이번 안보기행의 출발은 파로호(破虜湖)였다. 한국전쟁 때 국군 6사단이 중공군 3개 사단을 격파한 곳. 이승만 대통령이 적군을 쳐부수고 사로잡은 호수라는 뜻으로 파로호라 이름지었다. 1938년 일제가 대륙침략을 위한 목적으로 세운 수력발전소 건설로 인해 생긴 인공호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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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화천 철원지역에서 만난 전방의 다양한 모습. 위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동중인 군장병들, 평화의 댐으로 가는 해산터널, 승리전망대에서 본 북녘 땅, 화천 꺼먹다리.
파로호 인근 파로호안보전시관. 국군 6사단의 파로호 활약상과 당시 주민들의 비극상 등이 전시되어 있다. 총탄에 관통된 철모, 당시에 뿌려졌던 남북 쌍방의 선전 전단과 사용 무기, 국군과 북한군의 복장, 각종 전차와 장갑차 등도 볼 수 있다. 안보전시관 관람은 무료다. 월·화요일은 문을 닫는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현재는 진입로 포장공사가 진행 중이다. 다소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033)440-2563

안보전시관에서 조금 올라가면 전망대가 있다. 파로호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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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참전 용사라면 잊을 수 없는 곳이 화천군 오음리. 베트남 파병을 위한 교육대가 있던 곳이다. 소설가 고 박영한 씨나 이상문 씨 등이 지은 월남관련 소설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소. 안보전시관에서 동쪽으로 조금 달리면 '월남 파병용사 만남의 장'에 다다른다. 마을 이름도 '월남마을'이다. 주변에는 '월남가든' 등 베트남 관련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월남 파병용사 만남의 장'에는 기념관 뿐 아니라 월남전 당시 국군의 전술기지 내무반 훈련체험장 등이 조성되고 있다.

화천에 들렀다면 평화의 댐을 놓칠 수는 없다. 지난 1986년 북한의 금강산댐(임남댐)이 건설되자 대응댐의 개념으로 추진돼 2005년 준공된 것이다. 당시 전두환 정권에 의해 북한 측의 주장이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그런 이유를 떠나 한번 둘러볼 만한 곳이다.

파로호안보전시관에서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에서는 우선 '꺼먹다리'를 봐야 한다. 1945년 화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다리다. 지금은 다리가 낡아 통행이 제한되지만 '전우' '산골소년의 사랑이야기' 등의 영화촬영에 이용되기도 했다.

해산터널은 평화의 댐으로 향하는 고갯마루에 자리하고 있다. 길이 1986m. 우리나라 최북단, 최고봉에 자리한 최장터널이다. 이곳에서 댐에 이르는 아흔아홉굽잇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다. 단 화천 쪽의 참붕어마을에서 평화의 댐으로 가는 길에는 휴게소 및 주유소가 없다. 왕복 1시간 가량 걸리는 오르막 내리막 길이기 때문에 연료가 부족하다면 입구에서 충분히 채워야 뒤탈이 없다.

평화의 댐에는 비목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꿈을 피우지 못하고 젊은 나이에 산화한 넋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으로 시작되는 '비목'의 발상지다. 십자목에 걸린 철모의 모습이 참혹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평화의 댐은 사전 예약없이 관람이 가능하다. 평화의 댐 인근에 있는 비수구미는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곳으로 수달이 살고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화천 9경에 포함된다.

시간이 된다면 화천 9경을 모두 들러봐도 좋다. 파로호와 평화의 댐, 비수구미 외에 딴산 용화산 비래바위 용담계곡 화악산 광덕산 등이다. 화천군이 주최하는 비목문화제는 내달 6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세계평화 메시지 선포식, 화천지역 전투 참전용사 초청, 해외참전국 향군회 초청, 병영체험, 주먹밥과 보리개떡 만들기 체험, 비목만장쓰기, 군장비 전시회, 육군훈련소 역사사진전 등이 펼쳐진다.

5번 도로를 통해 철원으로 가는 도중 북쪽으로 향하면 북녘 땅을 눈 앞에서 볼 수 있는 칠성전망대가 있다. 이 곳에 가려면 예정일 일주여일 전에 신청을 해야 한다. 시간이 촉박했던 까닭에 올라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문의 화천군 자치행정과 민군협력담당. (033)440-2307~8

◇ 철원
철원과 김화, 평강은 한국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전투가 치러졌다는 곳. 철원과 김화는 남한이지만 평강은 북한 땅이다.

철원의 안보기행은 민통선 및 인근의 전적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제2땅굴과 철의삼각전망대 월정리역 노동당사 및 백마고지 전적지가 포함된다.

제2땅굴은 1975년 3월 남한지역에서 두 번째로 발견된 곳. 국군의 안내에 따라 지하땅굴을 걸어가노라면 긴장감과 함께 온갖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금방이라도 북녘으로 뚫린 땅굴을 통해 북한군이 넘어올 것 같은 섬뜩한 기분도 든다. 신장이 큰 사람은 땅굴 견학 때 조심할 것. 입구에서 노란 헬멧을 나눠주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천장에 머리를 부딪치기 일쑤다. 어림짐작컨대 높이가 170㎝ 안팎이다. 마침 부산에서 단체로 온 아주머니 일행과 동행했다. 아주머니들의 한결같은 말씀. "이북사람들 참 독하재. 얼마나 독하길래 이런 굴을 다 뚫었을까."

월정리역은 남방한계선에 가장 근접해 있다. 서울과 원산 221.4㎞를 이어주던 경원선은 월정리역에서 끊긴 채 역사 일부분과 철로, 부서진 열차만 남아 있다. 월정리역 앞은 철의 삼각전망대. 북녘의 땅이 한눈에 바라보인다. 동시에 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전망대는 그러나 우거진 수목 때문에 시야가 좋지 않아 곧 인근의 다른 곳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민통선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일제시대 때부터 사용하던 농수산물검사소와 얼음창고, 제2금융조합건물 등의 흔적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한국전쟁 전 북한 땅에 속했던 철원군 노동당사는 현재 잔해만 남아 있다. 북한정권에 의해 수많은 고문과 살육이 자행됐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보수공사 중이이서 내부를 둘러보는 것은 힘들다. 국군 제9사단(백마부대)이 위용을 떨쳤던 백마고지 위령비와 기념탑은 민통선 바로 아래에 있다. 9사단이 1952년 10월 중공군 2개사단과 10일동안 혈전을 벌여 고지의 주인이 무려 스물네 번이나 바뀌었다는 전적지다. 치열한 포격으로 인해 산 정상이 하얗게 벗겨져 백마고지로 불리어졌다고 한다.

제2땅굴과 철의삼각전망대, 월정리역을 가려면 고석정에 자리한 철의삼각전적관에 들러 사전신청을 해야 한다. 담당 공무원의 인솔 하에 하절기에는 9시30분 10시30분 13시 14시30분 등 네 차례 관광이 가능하다. 어른의 경우 입장료는 1500원이며 주차료로 소형 2000원 대형 4000원을 받는다. 사진촬영은 제2땅굴 입구, 월정리역만 가능하다. 제2땅굴 관람 때는 입구에서 카메라를 군인들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나 노동당사와 백마고지 위령비는 별도 절차없이 개별관람이 된다.(033)450-5558~9

철의삼각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한탄강을 가로지르는 승일교가 있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 측이 다리 건설 도중 도주하자 아군이 완성했다고 한다. 승일교(承日橋)라는 이름은 이승만 대통령의 '승'자와 김일성의 '일'자를 합성한 것이다. 통행은 불가능하다. 승일교 바로 옆에 세워진 한탄대교가 기능을 대신한다.

승리전망대는 철의삼각전망대보다는 좀 더 동북쪽으로 가야 한다. 철원쪽에서 향하든, 화천쪽에서 향하든 이동 중간에 군 검문소가 신원을 확인한다. 통행증을 차량에 부착해야 이동이 가능하다. 전망대가 민통선 내에 있기 때문이다. 북녘과 거리가 가까워 관찰이 가장 잘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에 매표소가 있으며 역시 담당 공무원이 동행을 한다. 철의삼각전망대나 승리전망대 한 곳에서 표를 끊으면 별도의 요금 추가 없이 두 곳 모두 관람을 할 수 있다. (033)450-5900

철원에는 이름만으로도 시선을 끄는 도피안사(到彼岸寺)가 유명하다. 신라 때 건립된 것으로 한국전쟁 때 소실된 것을 1950년대 재건했다. 고석정은 삼부연폭포 직탕폭포 도피안사 매월대폭포 토교저수지 순담계곡 제2땅굴과 더불어 철원 8경의 하나다. 임꺽정의 활동무대로 알려져 있다.


◇ '머나 먼' 철원 가는 길
- 부산서 7시간 이상 걸려

부산에서 강원도 화천 철원으로 가는 길은 멀다.

자가용의 경우, 남해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해 중앙고속도로를 타는 것이 최선이다. 원주 춘천을 지나 화천으로 가면 된다. 그게 아니라면 부산~서울~포천을 거쳐 철원을 먼저 둘러보는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최소 7시간가량 걸린다는 점을 각오해야 한다.

승리전망대에 오르기 위해 화천에서 철원(또는 철원~화천)으로 갈 때는 5번 도로를 이용한다. 이 도로는 민통선을 지난다. 중도에 군인들이 검문을 하더라도 당황하지 말길. 차량번호와 주민등록번호를 적은 뒤 민통선 경유차량 출입증을 받아 차량 앞면에 부착하면 된다. 전방지역 도로에서는 군용 차량들을 수시로 만난다. 보통 서너 대 이상이 줄을 잇는다. 차량 속도는 대개 시속 60㎞ 안팎. 도로는 대부분 2차선인 까닭에 추월하기도 힘들다. 맘 편하게 운행하시길. 군 장병 면회를 고려한 때문인지 화천 철원지역 숙박업소에서는 인근 음식점에서 24시간 주문이 가능하다. 식사에서부터 족발 치킨 등 온갖 음식을 시킬 수 있다. 업소에 따라 1만 원 가량을 더 내면 방 안에서 취사도 할 수 있다.


일부 사진 화천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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