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마지막 승전지, 그 자리엔 평화의 물길이…
칠성소식

치열했던 마지막 승전지, 그 자리엔 평화의 물길이…

DMZ 전망대 산책 - 강원도 화천군 칠성전망대


수려한 산세 돋보이는 청정지역 
2013년 개방 후 연 10만 명 방문 
6·25전쟁 마지막 전투 ‘425고지’ 
비무장지대와 북녘 산하가 한눈에 


전쟁무기 녹여 만든 ‘세계평화의 종’ 
北인민군 사령부 막사·평화의 댐 등 
주변 볼거리 다양… 최근 방문객 늘어 
‘안보와 평화’ 테마 관광상품화 성공 


강원도 화천군의 칠성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 조용학 기자

강원도 화천군의 칠성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 조용학 기자


강원도 화천군은 산수가 뛰어난 군사고장이다. 북위 38도선 이북에 위치한 화천은 1945년 8·15 광복과 함께 북한에 소속됐다가 6·25전쟁 때 수복된 지역이어서 전방의 살풍경한 안보현실이 곳곳에 녹아 있다. 이곳 화천군의 대표적인 전망대가 육군7사단이 운영하는 칠성전망대다. 지난 2013년 새롭게 단장하면서 일반시민들의 출입을 개방한 뒤로 이 지역 안보명소로 부각되고 있다. 화천군이 자랑하는 DMZ 평화관광 코스의 중심이 되고 있는 칠성전망대로 여행을 떠나보자. 안보 요충지에서 평화의 중심지로 변모하고 있는 이곳에서 가을의 정취와 삶의 여유를 느껴보자. 글=정호영/사진=조용학 기자 
 

화천 칠성전망대 우측의 쉼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조용학 기자

화천 칠성전망대 우측의 쉼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조용학 기자


화천 칠성전망대 및 평화의 댐 일대. 조용학 기자

화천 칠성전망대 및 평화의 댐 일대. 조용학 기자


화천 칠성전망대 입구에 세워진 표지석.

화천 칠성전망대 입구에 세워진 표지석.


화천은 꽃필 화(華)에 내 천(川)이라는 지명 그대로 수려한 산세에, 파로호에서 춘천댐으로 이어지는 북한강 물길이 굽이치는 청정지역이다. 이러한 화천군을 찾는 관람객 상당수는 인근 춘천을 비롯해 이곳 주둔장병들을 보러 오는 전국 각지의 면회객이다. 화천군은 최근 ‘평화·안보관광을 한번에!’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적극 홍보하고 있다. 주요 코스는 평화의 댐과 화천시내, 칠성전망대로 이어지는데, 칠성전망대가 안보관광의 핵심이다. 

지난 1991년 준공된 칠성전망대는 원래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지만 2013년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한 뒤 출입을 개방했다. 오늘날 연인원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안보명소가 된 배경이다. 

칠성전망대로 가려면 먼저 화천군 상서면 산양리에 위치한 전망대 안내소(033-442-5694)에서 신청서를 작성해야 한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운영(월요일은 휴무)되며, 10시·11시·14시·15시 등 하루 네 번 출발한다. 차량은 인솔자 동승하에 출발하며 소요시간은 약 1시간이다. 

서울에서 칠성전망대로 가려면 크게 두 갈래 길이 있다. 첫 번째가 춘천~양양 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가장 일반적이다. 두 번째는 포천과 철원을 경유해 서쪽에서 진입하는 길인데, 새로 국도길이 닦여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가기에 적격이다. 

화천군에는 3개(7사단, 15사단, 27사단) 사단이 주둔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7사단과 15사단이 함께 어우러지는 중심지가 바로 사방거리다. 또한 군단 직할부대도 주변에 있어 주말이면 각급 부대 장병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북적거린다. 영화관(DMZ시네마)과 음식점, PC방 등 장병들이 즐겨 찾는 서비스업이 발달돼 있다. 

안내소에서 전망대까지는 차량으로 약 15분 거리. 주차장에서 전망대 입구까지는 약 100m를 걸어야 하는데, 그 사이에 425고지전적비가 우뚝 세워져 있다. 영화 ‘고지전’의 모티브가 된 곳이 바로 425고지전투다. 

칠성전망대는 총 3층으로, 1층은 GOP부대의 생활관, 2층은 DMZ 갤러리 카페, 3층은 북한 땅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로 나뉘어 있다. 전망대에는 DMZ이라는 대형 문구와 다양한 조형물이 설치돼 마치 조형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전망대에서 전방을 보자 비무장지대와 북녘 산하가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으로는 적근산, 오른쪽으로는 백암산을 사이에 두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르는 금성천이 손에 잡힐 듯 생생했다. 무엇보다 휴전 직전까지 남과 북의 장병들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425고지가 눈앞에 펼쳐지자 가슴이 뛰었다. 전쟁과 분단의 안보현실을 실감할 수 있는 역사적인 현장이었다. 

425고지전투는 전사에서 6·25전쟁의 마지막 전투로 기록돼 있다. 국군7사단이 화천으로 이동한 후 현 책임지역 내에서 유일하게 수행한 마지막 전투이기도 하다. 

전사에 따르면 1953년 7월 휴전협정을 앞두고 북한 김일성은 화천발전소를 한국군에 절대 넘겨줄 수 없다며 탈환하라고 총 공세를 지시했다. 이에 이승만 대통령도 화천발전소의 절대 사수를 명령하고 7월 19일 군단 사령부를 직접 방문해 장병들을 독려했다. 

중공군 135사단은 7월 20일 증강된 대대급 규모의 병력으로 425고지를 공격했다. 425고지에서 화천발전소까지는 약 20~30㎞ 거리. 425고지가 화천 방어의 첫 관문이었다. 이에 국군7사단은 백병전을 불사하며 중공군을 격퇴하고 끝내 고지와 주저항선을 유지했다. 이 전투의 승리로 국군은 화천발전소를 지킴은 물론 38선으로부터 35㎞ 전방까지 확보한 상태에서 휴전을 맞이할 수 있었다. 

칠성전망대 주변으로 가볼 만한 안보명소로는 서쪽에 북한 인민군 사령부 막사가, 동쪽에는 평화의 댐이 있다. 강원도 화천군 상서면 다목리에 있는 인민군 막사는 2002년 5월 30일 등록문화재 27호로 지정된 낡은 건물이다. 건물의 소유자는 국방부이고 관리는 화천군에서 맡고 있다. 

인민군 사령부 막사는 1945년 북한이 건립해 6·25전쟁 당시 화천과 철원 일대를 관리하던 곳이다. 이 건축물은 단층의 비교적 폭이 넓은 장방형 석조건물에 슬레이트 박공지붕으로 단순한 모습이다. 워낙 튼튼하게 지어져 지금까지도 외형적으로는 멀쩡하게 건재하고 있다. 

칠성전망대에서 오른쪽에 있는 평화의 댐은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과 양구군 방산면 지역에 걸쳐 있는 댐이다. 길이는 601m, 높이는 125m이며 최대 저수량은 26억3000만 톤이다. 북한의 금강산댐 건설에 따른 수공(水攻)과 홍수 예방을 위해 1987년 2월에 착공했다. 1989년 1월에 1차 완공된 뒤, 2002년부터 2단계 증축 공사를 해 2005년 10월에 최종 완공됐다. 평상시에는 물을 가두지 않는 건류댐으로 운영되고, 댐 위로는 지방도로 제460호선이 지나간다. 

평화의 댐 주변에는 둘러볼 만한 곳이 몇 군데 있다. 실제 전쟁에 쓰인 무기들의 쇠붙이를 모아 만든 ‘세계 평화의 종’과 비목공원이 대표적이다. 평화의 댐 한쪽에 조성된 비목공원은 국민가곡 ‘비목’의 탄생지이다. 

사연은 19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평화의 댐 북방 14㎞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청년장교는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만난다. 녹슨 철모, 이끼 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새하얀 목련,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깊은 계곡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 그는 돌무덤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을 거라며 깊은 상념에 잠긴다.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 넋을 기리는 ‘비목’의 가사는 이렇게 탄생됐다. 

노래 ‘비목’은 1970년대 중반부터 가곡으로 널리 애창됐다. 가사를 쓴 청년장교가 바로 한명희 씨다. 작곡은 장일남 씨가 했다. 주차장 입구에는 비목 노래비가 세워져 있어 방문자들은 누구나 한 번씩 그 앞에 서서 가사를 음미할 수 있다. 현재 비목공원에는 기념탑 외에 철조망을 두른 언덕 안에 녹슨 철모를 얹은 나무 십자가 20여 개가 서 있어 6·25전쟁이라는 민족 비극의 아픔을 되새기게 해준다. 

평화의 댐에서 양구 땅으로 넘어가면 제4땅굴과 을지전망대 등의 안보교육장이 있다. 평화의 댐을 돌아본 후 파로호 관광지도 가볼 만하다. 파로호는 1944년 화천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로, 산 속의 바다라고도 불린다. 호수에는 쏘가리, 잉어 등 70여 종의 민물고기가 서식한다. 6·25전쟁 당시 화천댐 사수를 위해 중공군 3개 사단을 수장시킨 처절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훗날 이곳을 방문한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오랑캐를 격파한 호수라는 뜻에서 ‘파로호’라고 명명했다. 

농업과 서비스업이 중심인 화천군은 최근 청정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관광산업으로 시선을 돌려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동안 교통이 불편했지만 2017년 6월 30일 서울~춘천~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됨에 따라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이러한 화천군의 관광명소 중 최근에 크게 부각되고 있는 곳이 바로 칠성전망대다. 기존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안보와 평화’라는 테마를 관광 상품화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산수가 빼어난 화천군의 칠성전망대로 가을여행을 떠나보자.



정호영 기자 < fighter7@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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