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제공자에 최대 1천만원 포상금 사연은?

미수습 6·25전사자 유가족 24%만 DNA 채취…모든 유가족 30년이상 소요

국방부는 전국의 산야에 묻힌 6·25 전사자 규모를 13만여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2000년부터 시작해 올해 18년째인 국군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을 통해 겨우 1만여 구를 수습했다. 호국 영웅의 귀환이 늦어지는 것은 매장지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전사(戰史)에 언급된 기록과 당시 참전자 및 전투지역 주민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땅을 파고 있어서다. 대상 지역이 워낙 넓은데도 발굴 전문인력과 예산 부족, 전쟁 당시 지형 변화 등으로 발굴작업이 지지부진하다.



◇ DNA 제공 전사자 유가족에 포상금 내건 軍

국방부는 지난 16일 '6·25 전사자 유해발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했다. 이 개정안의 골자는 DNA(유전자)를 제공하는 유가족에게 포상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전사자 유해의 신원 확인을 위해 DNA 시료를 제공하면 1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제공하고, 이들 중 전사자 유가족을 찾는 데 기여한 제공자에게 10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시료 제공자의 DNA가 발굴된 전사자 유해의 DNA와 일치해 전사자의 신원이 확인되면 심의를 통해 최고 1천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내용이다. 

국방부는 13만여 명의 미수습 전사자 발굴도 시급하지만, 발굴된 유해의 신원을 신속히 확인하는 것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발굴된 전사자 유해 가운데 129구의 신원만 확인됐다. 

현재까지 유가족 3만2천270명이 전사자 신원 확인에 필요한 DNA 시료 채취에 응했다. 미수습 전사자 13만여 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4%만 확보된 셈이다. 남은 10만여 명의 유가족 DNA를 모두 확보하는 데 30년 이상 걸릴 것으로 국방부는 판단하고 있다. 국방부는 2022년까지 5만2천여 명(63%)으로부터 DNA 시료를 채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시료 채취를 위한 6·25 전사자 유가족을 찾는 일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6·25 전사자는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되어 있지 않아 현행 정부 전산망으로는 전사자를 검색할 수 없어 유가족을 찾기도 어렵다. 현 주민등록체계는 1968년부터 시행됐다. 유해발굴 때 인식표에 이름이 나올 경우 군이 보유한 전사자 명단과 대조해 동명이인의 주소를 찾아내고,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으로 일일이 주소를 찾아가 신원을 확인하는 방식도 이런 이유에서다.

◇ 미수습 전사자 명단 공개해야…DNA 시료 제공도 어려워

DNA 시료를 최대한 확보하려면 전사자의 직계뿐 아니라 3~8촌 등 친인척으로 대상을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전사자 직계 자녀로 파악된 2만3천여 명의 DNA 시료는 채취됐다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6·25전쟁 당시 입대자 중 대다수가 결혼하지 않아 부모 형제 외에는 직계 자손이 없는 실정이다. 최대 8촌까지 DNA 사료 채취가 필요한 것도 이런 실정 때문이다.

아울러 지금은 개인이 DNA 시료를 제공하려면 유가족임을 증명해야 한다. 이런 입증 서류가 없으면 시료 채취를 할 수 없다. 전사자 기록도 미미한 상황에서 해당 전사자의 유족을 입증하는 서류를 어디서 떼어올 수 있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전사자 신원 확인을 이유로 DNA 시료 제공을 희망하는 개인에 대해서는 유가족 입증 서류 없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수습된 전사자의 전체 명단을 공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참전 당시 소속부대와 계급, 성명, 본적지, 전사 연도 등 유가족 또는 친인척이 확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가 아직도 공개되지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단서를 찾을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라도 공개해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현재 1개 팀 10명으로 편성된 DNA 시료확보 전담인력도 증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예비역이나 민간인을 군무원 신분으로 채용해 일자리도 늘리고 시료 채취 행정력도 도모하자는 것이다.

◇ 남북 공동유해발굴 대상 화살머리고지 전사자 유해 속속 발굴

지난달 1일부터 남북 공동유해발굴을 위한 지뢰 제거 작업이 시작된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에서 6·25전쟁 전사자 유해가 속속 발굴되고 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4번째 유해만 발표됐지만, 5, 6번째 등 계속해서 유해가 발굴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해는 속속 발굴되고 있지만, 이 가운데 가족의 품으로 귀환하는 용사는 더딘 실정이다.

6·25 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을 진행한 이래 130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고(故) 박태홍 일병이 뒤늦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간 사연은 유가족 DNA 시료 제공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박 일병은 21살이던 1950년 7월 입대해 7사단 8연대 소속으로 1950년 9월 10일부터 경북 영천지구 전투 기간 중 영천지구 반격전에 참가했다가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2009년 4월 경북 포항시 죽장면 무명 504고지에서 전투화 등 유품과 함께 발굴됐다. 

그러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품이나 유가족 DNA가 없어 10여 년을 또 기다렸다. 작년 10월 박 일병의 큰아들 박영식(71) 씨가 경기도 의정부시 보건소에서 유가족 DNA 시료 채취에 참여했고, 발굴 유해와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와 뒤늦게 가족의 품에 안겼다.



화살머리고지는 6·25전쟁 당시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졌던 철의 삼각지역 중 한 곳이다. 1951년 11월부터 1953년 7월까지 국군 2사단과 9사단, 미군 2사단, 프랑스대대, 중국군이 전투를 벌였다. 이곳에서는 국군 200여 명을 비롯해 미군, 프랑스군도 100여 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내년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남북 공동유해발굴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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