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 출신 전쟁영웅 고 이규학 소령 아시나요
칠성소식

단양 출신 전쟁영웅 고 이규학 소령 아시나요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5일로 한반도에서 6.25 전쟁이 발발한 지 67년이 된다. 긴 세월이 지나며 전쟁의 상흔을 딛고 일어난 대한민국은 21세기 경제강국으로 성장했다. 이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 덕분일 터. 동양일보는 6.25 전쟁 67주년을 맞아 이 땅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헌신한 단양 출신의 전쟁영웅 이규학 소령을 소개한다. <편집자>

 

 

 

6.25 전쟁 당시 최후의 전투인 강원도 화천 406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고 이규학(1928~1953) 소령(추서 계급)은 단양이 배출한 전쟁영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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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육군7사단 연승연대 이규학대대 명예6중대장으로 위촉된 정금원(왼쪽) 할머니가 남편 고(故) 이규학 소령의 65년 직속 후배인 우용관 대위의 손을 잡고 대대 계단을 내려오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1928년 단양에서 태어난 이 소령은 육군 소위 시절이던 1948년 정금원(89) 할머니를 만나 그해 결혼했다. 그러나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6.25 전쟁이 터지면서 22살의 젊은 나이에 이 소령은 전장으로 떠나야 했다.

8사단 16연대 소대장으로 소백산 전투에 참전했던 그는 북한군의 공세에 밀려난 부대를 따라 남쪽으로 향했다. 사생결단의 현장, 산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격전을 펼친 영천전투에서 이 소령은 전투 중 슈류탄 파편에 맞아 다리에 관통상을 당해 부산 560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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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규학 소령의 생전 모습(왼쪽)과 6.25 전쟁 당시 부산에서 촬영한 이규학 소령 부부의 모습.

투병생활에서 복귀한 이 소령은 전방의 여러 부대를 돌며 용감하게 싸워 혁혁한 전과를 올렸고 정부는 1953년 6월 25일 그에게 금성화랑무공훈장을 수여했다.

그해 7월 이 소령은 7사단 3연대 2대대 6중대장으로 보직 받아 406고지 전투에 나섰다.

영화 ‘고지전’의 배경이 된 이 전투는 정전협정 막바지 하루 3~4번씩 고지 주인이 바뀌었을 정도로 치열하게 펼쳐졌다. 6.25 전쟁 사망자 400만명 중 300만명이 이 같은 고지 쟁탈전에서 발생했다는 자료가 있을 정도다.

당시 남한 전력의 30~40%를 담당했던 화천발전소를 두고 서로 뺏고 뺏기는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 번 뺏기게 되면 그 다음 유리한 방어선까지 후퇴를 해야 했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던 것이다.

이 소령은 적의 끈질긴 인해전술을 맞서 고지방어에 나섰다가 중공군 포탄에 맞아 전사했다. 휴전 발효 이틀 전인 7월 24일의 일이었다. 이 소령은 그해 화랑무공훈장과 함께 1계급 추서됐다. 단양에서는 이 소령 외 612위를 봉안한 충혼탑에서 매년 현충일 추념식 등을 통해 고인의 충정을 기리고 있다.

“휴전되던 해 1월에 휴가를 받아 나왔을 때 ‘걱정하지 마, 여름이면 돌아올 거야’라던 모습이 남편의 마지막 모습일 줄 상상도 못했어요.”

“남편이 죽은 모습을 못 봤다. 돌아올 줄 알고 재가도 안 했다”는 정 할머니는 육군본부 군무원으로 30여년을 근무했다. 정년퇴임 후엔 전쟁미망인 강남지회장으로 일하며 어려운 미망인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 이 소령의 묘에는 전쟁에 나서기 전 정 할머니에게 맡긴 머리카락과 손톱이 안장돼 있다. 그의 유해는 칠성전망대 전방에 보이는 406고지 군사분계선 상에 잠들어 있다. 전사한 장소를 알아도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들어가 유골을 수습할 수 없는 곳이다.

2015년 KBS ‘가요무대’ 6월 특집방송을 통해 정 할머니와 이 소령의 사연을 접한 육군 7사단은 정 할머니를 직접 찾아 나섰고 지난해에는 선배 전우의 위국헌신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이 소령이 몸담았던 7사단 연승연대 2대대를 ‘이규학대대’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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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육군7사단 연승연대 이규학대대를 찾은 정금원 할머니가 부대원들과 함께 대대 현관에 조성된 이규학기념관을 둘러보고 있다. <국방일보 제공>

이규학대대는 역사관을 만들어 이 소령의 일대기와 주요 전공은 물론 정 할머니가 평생 보물처럼 간직해 온 이 소령의 사진과 전시에 보낸 친필편지, 훈장, 표창, 전사통지서 등을 전시했다. 또 부대는 소통하고 왕래하며 정 할머니를 부대의 ‘어머니’로 섬기고 있다. 지난달 24일에는 정 할머니를 초청, 대대 명예6중대장에 위촉했다.

그렇지만 정 할머니와 이 소령의 유족들은 무관심이 제일 아쉽다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게 된 것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나서야 합니다.”

이도근 기자  nulha@d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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