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렸던 형제가 현충원에 있습니다
칠성소식

태극기 휘날렸던 형제가 현충원에 있습니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스틸컷

 

 

 

지난 2004년 2월 개봉, 누적 관객 수 1174만6135명을 기록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한 장면이다.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에 발굴된 이진태(장동건 분)의 유골을 본 노(老)역 진석(장민호 분)이 울부짖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동족상잔의 슬픔과 더불어 참전으로 이별할 수밖에 없었던 형제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서울 동작구에 자리한 국립서울현충원에도 전장의 이슬로 사라진 형제의 사연이 있다.

◆ 참전 1년 만에 산화한 형제…뒤늦게 형 곁으로 돌아온 동생 유골

6·25 전쟁 발발 후, 나라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홀어머니를 뒤로한 채 떠난 형제가 30번 묘역에 함께 잠들었다. 경북 청도 출신 故 이만우 하사(1929년 9월27일생)와 동생 故 이천우(1932년 7월14일생) 이등중사 이야기다.

이 이등중사는 낙동강 전투가 한창이던 1950년 8월 자원입대했다. 형 이 하사가 전장으로 떠난 지 약 한 달 만이다.

 
긴박한 전투 속 수습되지 못했던 이 이등중사는 지난 2010년 10월,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의 노력으로 발굴.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에야 현충원에 잠든 형과 만났다.


형제는 각각 1사단과 7사단 소속으로 서울 수복작전에 이어 평양탈환작전 등 주요 전투에 투입됐다. 구국일념으로 어머니를 떠난 형제는 안타깝게도 참전 1년여 만에 산화했다. 이 하사는 1951년 5월7일 고양지구전투, 이 이등중사는 같은해 9월25일 강원도 양구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이 하사는 1960년 5월 현충원에 안장됐다. 하지만 이 이등중사는 긴박한 전투 속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이름 모를 들꽃과 전장에 남겨졌다.

 



2010년 10월, 늦게나마 국방부 유해발굴 감식단의 노력으로 이 이등중사의 유해를 발굴, 신원 확인 후 형 옆에 안장함으로써 6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후에야 형제가 재회했다.

 

구국일념으로 어머니를 떠난 형제는 안타깝게도 참전 1년여 만에 산화했다. 이 하사는 1951년 5월7일 고양지구전투, 이 이등중사는 같은해 9월25일 강원도 양구 백석산 전투에서 전사했다.


◆ 나라 구하려 3400km 누빈 형제…전사 60여 년 만에야 재회

지난 1926년 12월7일, 경기도 안성시 양성면 이현리에서 태어난 故 강영만 하사는 6·25 전쟁 발발 후 8사단 소속으로 전장을 누볐다. 세 살 아래 故 강영안 이등상사는 2사단 소속으로 참전했다.

나라를 위해 싸운 형제. 두 사람은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강 하사는 횡성부근전투, 호남지구 공비 토벌 작전 등에서 적군을 향해 총을 겨눴다. 그는 1951년 8월18일부터 24일까지 펼쳐진 제2차 노전평전투 도중 산화했다. 옹진반도 전투를 시작으로 인천상륙작전, 태백산 지구 토벌작전에 투입된 강 이등상사는 1952년 10월23일 저격능선전투 도중 전사했다.

유해가 곧바로 발견되지 않은 강 하사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난 건 2014년 7월19일. 그의 유골은 강원도 인제 무명 1052고지에서 인식표와 함께 발견됐다. 인식표의 이름 석자를 근거로 병적을 추적한 결과 동명이인 3명을 찾았고, 군번, 소속 그리고 전사지역 대조로 8사단 강 하사라는 것을 최종확인했다.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형제가 누빈 거리는 총 3400km(강 하사·1000km, 강 이등상사·2400km)에 달한다. 나라를 위해 싸우다 산화, 수십 년간 이별했던 형제는 앞서 현충원에 잠든 동생 곁을 지난해 6월, 강 하사의 유골이 찾아오고 나서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이들 형제는 50번 묘역에 잠들어있다.

◆ “60년 흐르면서 찾아오는 유가족도 줄어…국민들 자주 찾아 달라”

김인호 국립서울현충원장은 “묘역에 안장된 총 5만4000여위(位) 중 약 52%(2만8000여위)가 6·25전쟁 전사자”라며 “대부분 참전자는 미혼이거나 자녀가 없어 유가족으로는 부모나 형제뿐이었다”고 말했다.

 
현충탑 내부 위패봉안관의 위패벽. 이곳에는 △ 안장대상자로 6·25전쟁, 베트남전쟁(월남전) 등에서 전사·순직사실이 확인됐으나, 유골 또는 시신을 찾지 못한 경우 △ 사망 당시 안장대상이 아니었다가 법령개정으로 안장대상자가 됐지만 유골이나 시신이 없는 10만3244위(位)가 새겨져 있다.


김 원장은 “국군묘지가 창설됐을 때는 유가족분들이 많이 다녀가셨다”며 “60년이 흐르면서 부모세대는 돌아가신 분이 많고, 형제자매분도 연로한 터라 이제는 찾아오시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원장은 “무연고 묘역을 가꾸려 기업, 단체, 군부대 등 49곳과 자매결연을 맺었다”며 “헌화운동전개로 밝은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현충원을 자주 찾아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올바른 국가관의 산 교육장이 되게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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